과징금 90%가량 미수납ㆍ감면
윤준병 민주당 의원, “징벌적 손해배상 요건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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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윤준병 의원실 제공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지난 10년간 서민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된 주요 식품 기업들의 가격 및 입찰 담합 행위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규모만 무려 2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최근 10년간 식품업체 담합 적발 및 과징금 부과 현황 자료를 제출받은 결과,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부당공동행위(담합)로 제재받은 식품업체는 모두 61개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2조1911억원에 달했다.
식품업계 담합은 군 장병 급식용 가공식품에서 시작해 축산물과 빙과류를 거쳐 최근에는 설탕ㆍ밀가루ㆍ전분당 등 기초 식재료까지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국민 단백질 공급원인 가금류와 빙과류 시장에서 대규모 카르텔이 확인됐다. 2021년 7개 삼계 판매사업자 담합에 이어 2022년에는 △16개 육계 신선육 판매사업자 △9개 토종닭 신선육 판매사업자 △9개 오리 신선육 판매사업자 △6개 빙과류 제조ㆍ판매사업자 등 총 35개 사가 적발되어 3146억3800만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올해에만 대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은 전체의 84.8%에 달하는 1조8575억8800만원을 차지해 소수 대기업에 의한 시장 교란이 매우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징금 1위는 삼양사로, 설탕(1302억5100만원), 밀가루(947억8700만원), 전분당(2103억4000만원) 등 3대 기초 소재 담합에 모두 가담해 무려 4353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어 CJ제일제당 3730억2800만원, 대상 2341억4100만원 순이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과징금이 부과됐음에도 실제 제재의 실효성과 환수율은 바닥을 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전체 과징금 부과액(2조1911억원) 가운데 27.4%에 해당하는 6008억8400만원이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 등을 통해 감면됐다. 담합을 주도해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기고도 먼저 자진 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피해 가는 ‘면죄부’가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과된 과징금에 대한 실제 납부율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감면 등을 거치고도 최종 징수돼야 할 과징금 중 현재까지 걷히지 않은 ‘미수납액’은 전체의 61.0%에 달하는 1조3373억2200만원으로 확인됐다. 미수납 사유 중 기업들이 행정소송 제기 및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징수가 유예된 금액도 3942억3400만원에 달했고, 처벌을 받고도 과징금을 끝내 내지 않고 버티는 순수 체납액도 95억3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윤 의원은 “고물가로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대형 식품기업들이 담합으로 부당이익을 취했다”며 “담합을 주도한 기업에는 자진신고자 감면 적용을 제한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요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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