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직접ㆍ보완수사 폐지
경찰ㆍ중수청이 수사 전담
중수청 인력 68.3% 그쳐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오는 2일부터 개정 형사소송법 등이 시행되면서 대한민국의 수사ㆍ기소 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1948년 출범한 검찰청은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법무부 소속 공소청과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이 문을 연다. 검사는 직접수사는 물론 보완수사도 할 수 없게 되고, 기소 여부 판단과 공소 유지를 중심으로 역할이 재편된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래 유지된 수사ㆍ기소의 틀이 70여년 만에 완전히 바뀌는 상황에서 정부ㆍ여당이 ‘졸속 개혁’이란 비판과 ‘준비 부족’이란 우려를 넘어 새로운 제도를 제대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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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ㆍ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종합민원실 안내판이 서울광역공소청이 새겨진 안내판으로 교체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우선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고소ㆍ고발은 경찰ㆍ중수청 등 수사기관에 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고소ㆍ고발장을 접수하면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은 통지일부터 3개월(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6개월)이다.
핵심 쟁점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다. 검사는 경찰 등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기소 과정에서 검사가 사건 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는 ‘사실관계 확인’을 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결국 검사가 대면 조사를 하더라도 이를 증거로 쓸 수 없어 경찰에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다 보니 사건 처리가 더욱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올해 상반기 경찰의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은 56.4일, 미제 등록 사건은 10만건을 넘었다. 보완수사 처리 기한은 원칙적으로 1개월이지만, 시범 운영 과정에서도 기한을 넘긴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범죄 피해자가 부실수사와 사건 처리 지연의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 중수청법에 따라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아동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 등 ‘7대 범죄’는 검사가 중수청에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구체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반복 진술에 따른 2차 피해를 줄이고, 긴급 보호가 필요한 사건은 우선 처리해야 하는 이유다.
게다가 공판에서는 수사에 참여하지 않은 검사가 증거의 빈틈을 메우기 어려워 입증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수사준칙 개정안에 검사가 공소유지를 위해 사법경찰관의 공판 출석을 요청하면 이에 협력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검사의 지휘ㆍ감독을 받지 않게 되는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역량 보강도 시급한 문제다. 노동ㆍ환경 등 전문 분야의 행정공무원이 수사를 맡는 만큼 법리 검토와 증거 확보를 지원할 상시 자문, 실무 교육이 요구된다. 검사의 지도ㆍ조언을 이행하지 않을 때의 기준과 책임도 분명히 해야 한다. 송치 전 증거 점검도 과제로 꼽힌다.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 경합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중수청이 부패ㆍ경제ㆍ방위산업ㆍ마약ㆍ내란외환ㆍ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지만, 경찰이 이들 범죄 수사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어서 주도권 다툼이나 사건 떠넘기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는 내년 2월에야 가동되는 만큼 앞으로 4달 동안은 기관 간의 협의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중수청 특례임용 신청자가 정원의 68.3%에 그쳐 인력 공백 우려도 있다. 기존 사건 이관과 전산망 정비를 서두르고, 영장 청구 제한과 공소기각 사유 확대에 따른 위헌ㆍ해석 논란도 해소해야 한다. 인력 충원과 조직 정비에 더해 새로운 업무 체계를 정착시키는 작업까지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셈이다.
중수청을 이끌 초대 청장 인선도 정치권 논쟁으로 번지면서 지연됐다. 여권 강경파들은 검사 출신인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해 이른바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장시간 추가 검증을 한 결과 대체로 사실이 아니거나, 심지어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으로 판명됐다”며 김 후보자를 직접 옹호하고 나선 만큼 임명 절차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초대 서울중수청장에는 검사 출신 최재민 변호사, 중수청 차장에는 판사 출신 전종민 변호사가 각각 임명됐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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