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조기지급 13곳이 건설사
계룡 1899억·현대 1741억 투톱
미지급 289억 해결…24.6%↑
조경공사 발주자 직접지급도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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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추석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중소 하도급업체에 9000억원 가까운 대금을 앞당겨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대금을 200억원 이상 조기 지급한 주요 기업 31곳 가운데 13곳이 건설사로, 이들 기업 조기 지급액의 절반에 육박했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8월5일부터 9월23일까지 50일간 전국 12곳에 ‘미지급 하도급대금 해결센터’를 운영했다. 이 기간 108개 원사업자가 1만6175개 하도급업체에 약 2조2359억원을 추석 이전에 조기 지급했다.
200억원 이상 조기 지급 기업 가운데 건설사 13곳의 지급액은 약 8982억원으로, 31개사 전체(1조8765억원)의 47.9%를 차지했다. 대금을 받은 하도급업체도 5613곳에 달했다.
대금지급 기준 1ㆍ2위는 모두 건설사였다.
계룡건설산업이 1237개 업체에 1899억원을, 현대건설이 426개 업체에 1741억원을 지급했다. 계룡건설산업의 조기 지급액은 반도체 대기업인 SK하이닉스(223억원)의 8.5배에 달했고, 대금을 받은 수급사업자 수(38개)와 비교하면 32배를 넘었다.
이어 우미건설(955억원), 동부건설(905억원), 태영건설(615억원), 중흥토건(547억원), 포스코이앤씨(449억원), 호반건설(428억원) 순이었다. 동부건설은 1249개 업체에 대금을 지급해 건설사 중 수급사업자 수가 가장 많았다.
계룡건설 관계자는“명절 직전엔 협력사들의 자재비와 근로자 임금 결제가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지급일을 앞당겼다”며 “협력사의 자금 사정이 곧 현장의 공정과 품질로 이어지기 때문에 상생 차원에서 매년 조기 지급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지급 대금 해결 실적도 늘었다. 해결센터는 상담 338건을 통해 173개 업체가 받지 못한 하도급대금 289억원을 지급받도록 했다. 지난해 추석(232억원)보다 24.6% 증가한 규모로, 상담 건수는 75% 늘었다.
해결 사례도 건설 현장에서 나왔다. 아파트 신축공사 중 타일공사를 마치고도 대금 일부를 받지 못한 수급사업자는 해결센터의 지급 안내를 거쳐 5억700만원을 받았다. 산업단지 조경공사를 수행한 업체는 발주자가 직접지급을 미루자 분쟁조정 절차를 밟아 4억3446만원을 정산받기로 합의했다.
공정위는 지난 9월부터 ‘명절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의 명칭을 ‘해결센터’로 바꿨다. ‘신고’라는 표현이 원사업자 제재를 연상시켜 수급사업자들이 거래 단절을 우려해 신고를 꺼린다는 점을 반영했다. 공정위는 법정 지급기한을 넘긴 건은 지연이자를 포함한 자진시정을 유도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현장조사 등으로 조치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명칭 변경 이후 수급사업자들의 상담 부담이 줄면서 접수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명절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하도급대금이 제때 지급되는 관행이 정착되도록 불공정 하도급거래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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