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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ㆍ공소청 시대 열렸지만… 수장ㆍ인력ㆍ시스템 ‘트리플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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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10-05 11:12:41   폰트크기 변경      

중수청 정원 66% 수준으로 출범

청장 인선ㆍ청사ㆍKICS 구축 지연

공소청도 인력 공백 안고 첫발
16만건 미제ㆍ사건 이관 ‘안착 시험대’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개정 형사소송법 등의 시행으로 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되고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법무부 소속 공소청이 출범했다.


하지만 두 기관 모두 수장과 인력, 업무 인프라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첫발을 뗀 데다, 조직 정비와 사건 이관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당분간 현장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대범죄수사청이 입주한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입구/ 사진: 연합뉴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정원 2874명의 66%에 불과한 약 1900명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 폐지에 따라 일반 범죄 수사는 경찰이 맡고, 중수청은 부패ㆍ경제ㆍ방위산업ㆍ마약ㆍ내란외환ㆍ사이버범죄ㆍ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를 수사한다.

중수청은 출범 후 첫 휴일에도 일부 직원들을 출근시켜 사무 분장과 업무 매뉴얼 등을 정비했다. 5급 이하 중수청 수사관들은 보직 배정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청을 이끌 초대 청장 인선도 정치권 논쟁으로 번지면서 지연됐다. 초대 중수청장으로 제청된 김지용 후보자는 이제서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경찰과 변호사ㆍ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경력채용을 추진하고 내년 4월 말까지 추가 특례임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선발 이후 교육과 배치에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인력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수사 기반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이 입주한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는 임차한 2~17층 중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6개 층뿐이다. 일부 지방청도 청사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ㆍ킥스)은 사건 접수ㆍ배당 등 일부 기능만 개통돼 고소ㆍ고발장을 수기로 접수하고 있다. 독자적인 시스템 구축에는 약 3년이 걸릴 전망이다.


게다가 체포ㆍ구속된 피의자를 수용할 자체 유치시설도 없어 경찰서 유치장과 구치소 등을 빌려 써야 하다 보니 피의자 조사 때마다 호송 부담도 따른다.

중수청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 극복도 과제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여권 내에서 이른바 ‘친윤(친윤석열) 검사’ 전력 논란이 제기돼 추가 검증을 받았고, 차장ㆍ지방청장 등 주요 간부들은 현 정부에서 특검팀으로 참여한 이력 등으로 ‘친여’ 성향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사건 선별 논란을 막을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소와 공소유지를 맡은 공소청도 인력 공백을 안고 출발했다.

검사는 정원 2292명의 80~85% 수준이다. 기존 검찰 수사관 인력은 2986명 가운데 68.6%인 2048명이 줄어들었고, 남은 938명은 형사법무직으로 전환됐다. 젊은 수사관들이 중수청으로 옮기면서 민원ㆍ행정 업무를 메우기 위해 검사실 인력을 재배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공소청 업무 시스템 개편 과정에서도 직원 인증서 발급과 부서 변경 반영이 지연돼 민원 접수에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총장 자리가 비어 있는 데다, 법무부 장관도 공석이어서 지휘부 공백도 이어지고 있다.

사건 처리와 이관 부담도 크다.


지난 8월 말 검찰의 미제 사건은 16만4822건으로, 2021년(3만2424건)의 약 5.1배에 달했다. 검찰에서 수사 중이던 사건은 공소청법상 경과규정에 따라 최대 90일간 공소청에서 수사할 수 있지만,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관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사의 직접ㆍ보완수사가 불가능해진 만큼 기소 과정에서 증거가 부족하면 검사가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사건 관할을 둘러싼 경찰과 중수청의 주도권 다툼이나 보완수사 요구와 재송치가 반복되는 ‘사건 핑퐁’으로 범죄 피해자가 부실수사와 사건 처리 지연의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검사장을 지낸 A변호사는 “결국 수사기관의 인력ㆍ시설 확충과 함께 기관 간의 협업 체계를 신속히 정착시키는 게 새 형사사법체계 안착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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