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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한미 관계의 민감한 현안이 겹겹이 쌓인 가운데 양국간 ‘정보 공유’ 문제가 정국의 또다른 이슈로 부상하는 조짐이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관련 발언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미 비자 발급 지연 문제 등과 맞물리며 한미 안보동맹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우리 언론들에 “우리는 한국이 수십년간 이어져 온 양국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길 기대한다”며 “특히 정보 및 방첩 관련 사안과 관련해 그렇다”라고 밝혔다.
최근 한미 당국 간 정보 공유 제한과 협력 차질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정보ㆍ방첩 분야 기준을 내세우며 한국 측에 준수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이 위반했다고 보는 사안과 준수해야 할 ‘기준’ 등에 대해선 명확히 언급하진 않았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정동영 장관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반년 넘게 한국에 대북 관련 정보 공유를 제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 장관은 당시 우리 고위 당국자 중 처음으로 구체적인 지역(구성)을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단정했다. 이후 미국 측이 강하게 반발하며 대북 정보 일부 공유를 제한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6월 미국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을 위한 한미일 협의체인 ‘제5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실무그룹 회의’에서 미국의 요구로 국가정보원이 제외된 것도 확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8일 이를 시인하며 “수개월 전 일부 오해가 있었으나 이미 지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진영승 합참의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북한 핵과 관련해 지금 합참과 미국이 핵심 정보가 공유되고 있느냐’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일부는 제한되지만, 우리가 대비태세에 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진 의장은 다만 “결과적으로 이 상황은 빨리 해소가 되는 게 저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보공유 제한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정원 간에 풀어야 할 문제라면서 “거의 다 풀렸다고 지금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정의 진화에도 ‘이상기류’를 암시하는 미국발 메시지까지 나오며 정치권의 논쟁은 한층 더 가열되는 모양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미동맹이 길을 잃었다며 “외교ㆍ정보ㆍ안보 전반에서 이상 신호가 잇따른다면, 정부는 한미 간 소통과 신뢰에 문제가 없는지부터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정청래 전 대표의 비자 문제까지 거론하며 “정 의원의 과거 반미 활동 전력은 물론, 정부ㆍ여당의 대미 외교 실패와 한미동맹의 신뢰 균열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 전 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 중 유일하게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초 주미한국대사관을 국감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정 전 대표는 유럽 지역 감사로 일정을 변경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한미 양국은 다양한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ㆍ협력하고 있으며, 개별 비자 사안을 한미관계 전반과 연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정쟁화’ 자제를 주문했다.
외교가에서는 잇따른 한미관계 이상 신호가 △대미투자 협상 지연 △쿠팡 사태 △정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호르무즈 해협 군사적 기여 등에서 쌓인 트럼프 정부의 불만에 이재명 정부의 외교ㆍ안보 노선에 대한 의구심 등이 겹쳐진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내부에선 이를 계기로 이른바 ‘자주파 대 동맹파’의 갈등 구도가 재부상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일련의 상황이 정 장관과 정 전 대표 등 ‘자주파’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사실상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연쇄적이고 동시다발적인 동맹 ‘균열 신호’에 청와대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에 남아있는 정상회의 일정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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