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쪼개면 난개발ㆍ사업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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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정비사업연합회가 13일 서울시청 앞에서 ‘500가구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 자치구 이양 반대’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종무 기자 jmlee@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서울 정비구역 조합장ㆍ추진위원장들이 정부와 일부 정치권이 추진 중인 ‘500가구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 자치구 이양’에 반대하고 나섰다. 권한이 25개 구로 쪼개지면 구역 분할과 제각각인 기준, 자치구 인력 부족 탓에 사업을 앞당기기는 커녕 난개발과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이양 중단과 단계별 처리기한 법제화를 요구했다.
서울시정비사업연합회(서정연)는 13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서정연은 서울 60여개 정비구역 조합장ㆍ추진위원장들로 구성된 단체로,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 주택 공급 속도전을 명분으로 500가구 미만 정비사업의 구역 지정ㆍ통합심의 권한을 구청장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준용 서정연 이사장은 이날 성명에서 “정비구역 지정은 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으로 5년에서 2년으로 줄어 애로가 이미 해소됐다”며 “정비사업은 추진위 승인, 조합설립, 사업시행, 관리처분 등 구역 지정 이후 자치구가 맡은 인허가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서울 내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지에서는 자치구의 인허가 과정에서 사업이 길게는 수십년 째 지연되기도 한다. 김 이사장은 대표적인 자치구의 인허가 지연 사례로 종로구 창신동을 들며 “20년 가까이 진도가 안 나간다”고 꼬집었다.
구역 분할에 따른 주거 환경 악화도 우려했다. ‘500가구’ 기준선이 반대 민원이나 인허가권자 편의에 따라 큰 구역을 쪼개는 유인이 된다고 봤다. 김 이사장은 성명 발표 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김 이사장은 “1000가구 단지는 공원과 커뮤니티가 생기고 공사비와 관리비가 줄지만 500가구는 그렇지 않다”면서 “1200가구로 만들 곳을 주민끼리 다퉈 500가구로 나누면 사업을 너도나도 못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비구역 지정은 용적률, 기부채납, 임대주택 비율 등 재산권과 직결된 기준을 정하는 단계다. 그러나 권한이 분산되면 같은 서울에서도 자치구에 따라 기준과 속도가 달라지고, 결국 주민 갈등과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시 통합심의에 건축, 경관, 교통, 환경 등 분야별 전문위원 약 30명이 참여하는 만큼 25개 구가 위원회를 따로 꾸리면 수백명이 필요해 현재 한 달 남짓인 심의가 길어지고, 이에 따른 금융비용은 조합원 몫이 된다는 게 서정연의 지적이다.
김 이사장은 “기초자치단체는 숙련 인력과 예산이 미비하다”며 “시뮬레이션도 없이 권한이 넘어가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서정연은 정부와 국회에 500가구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의 자치구 이양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추진위 승인부터 관리처분 인가까지 단계별 처리기한을 명확히 하고, 이를 지키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 이사장은 “정비사업의 속도는 권한을 나누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며 “진단을 정확히 해야 올바른 처방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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