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032년까지 7년간 인도에 155억달러(한화 20조8000억원)를 투자한다. 신공장 건설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현지 공급망 확충 등에 자금을 투입하고, 이를 총괄할 투자 전문법인도 현지에 세운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한 인도를 신흥국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개별 면담을 갖고 그룹의 인도 중장기 성장 전략과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8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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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30년간 인도와 함께 성장해왔다”며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과 신흥국 시장 확대를 견인할 전략 국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해 연 140만대 생산 체제를 확보했다”며 “인도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응하고 신흥국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생산시설 확충을 비롯해 R&D 역량 강화, 현지 공급망 경쟁력 제고, 미래 신기술 개발 등에 집중된다. R&D 분야에서는 현지 인프라를 늘리고 우수 인재를 확보해 고객에 최적화된 상품을 더 빠르게 내놓는다는 목표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협력을 넓힌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TVS 모터 컴퍼니와 협업해 전기 3륜차(i3W) 시제품 개발을 마쳤으며, 내년 말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와 자동차 금융, 전기차 충전 인프라, 폐차 재활용 등 신사업 기회도 모색한다.
투자를 체계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인도 내 투자 전문법인도 설립한다. 이 법인은 그룹 차원의 미래 투자 과제를 발굴ㆍ조율ㆍ집행하고, 현지 협력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발굴을 돕는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전역에서 2만4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로 제조-R&D-엔지니어링-공급망 전반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인도 투자를 늘리는건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인도는 약 14억7000만명의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각각 7% 성장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시장의 경우 중국ㆍ미국에 이어 세계 3위다.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457만대에서 올해 525만대로 15%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중동ㆍ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 인접해 수출 거점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다만 수입 완성차에 70~110%의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현지 생산 기반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현재 첸나이 현대차 1ㆍ2공장, 푸네 현대차 3공장,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중이다. 지난해 인도에서 현대차 57만1878대, 기아 28만286대 등 총 85만2164대를 팔아 점유율 18.7%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단독으로는 1998년 첸나이 공장에서 경차 ‘쌍트로’ 생산을 시작한 이후 올 3분기까지 누적 988만4960대를 팔아 연내 누적 100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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