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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통기획’도 무력화하는 자치구 인허가권, 제도 보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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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10-14 15:08:47   폰트크기 변경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통해 어렵게 마련한 재개발 사업이 자치구의 인허가 문턱에 막혀 표류하고 있다. 자치구 권한이 상급 자치단체의 적극행정을 무력화하는 행정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서울 종로구 창신9·10구역은 낙산과 한양도성 경관 규제, 급경사지와 협소한 도로망 등으로 오랫동안 재개발이 어려웠던 지역이다. 서울시는 전문가들과 수개월간 협의를 거쳐 도로 터널 신설과 구역 간 결합 등 해법을 마련하고 지난해 1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종로구는 암반 굴착 위험과 사업성, 주민 갈등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며 4개월 가까이 사업시행자 지정을 미루고 있다.

물론 자치구가 시행자 지정에 앞서 안전과 사업성 등을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서울시와 전문가들이 오랜 협의 끝에 마련한 정비계획을 합리적 사유 없이 다시 문제 삼는다면 행정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문제는 인허가 주체의 권한과 책임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데 있다. 현행 도시정비법은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 인가에 60일 처리기한을 두고 있지만, 사업시행자 지정에는 처리기한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자치구가 검토를 이유로 결정을 미루더라도 신속한 처리를 강제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 사이 금융비용과 사업비는 불어나고 주민 부담은 커진다.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에 아무리 많은 행정력을 투입해도 자치구의 후속 인허가가 지연되면 주택 공급 일정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는 사업시행자 지정 등 정비사업 초기 인허가 단계부터 법정 처리기한을 명확히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처리를 지연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서울시 역시 신통기획을 넘어 자치구와의 협의·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신통기획의 성패는 계획 수립 속도가 아니라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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