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종전 이후 새로운 인프라 수요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은 현지 건설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종전 이후에는 대규모 재건과 에너지·물류망 재편이 새로운 시장을 열 전망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이를 새로운 수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걸프 국가들은 전쟁으로 원유와 화물 운송에 차질을 겪으면서 해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송망 다변화와 재건 사업에 나설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에너지·물류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에너지·물류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오만도 철도와 항만을 연계한 물류망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파괴된 정유·가스 플랜트의 복구와 재건 수요도 예상된다.
중동은 한국 해외건설의 최대 시장이다. 1966~2025년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 1조2000억달러 가운데 48.9%가 중동에서 나왔다. 최근 5년간 전체 수주 1792억달러 중 중동이 620억달러로 34.6%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중동 수주는 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6.6% 급감했다. 중국·인도·튀르키예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전쟁에 따른 발주 지연과 물류비 상승까지 겹친 결과다.
우리 기업은 수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가격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와 금융기관은 보증과 금융조달 지원으로 기업의 위험 부담을 덜고, 건설사들은 단순 시공 위주의 수주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업 초기 기본설계(FEED) 단계부터 참여해 후속 설계·자재조달·시공(EPC)까지 이어서 맡는 고부가가치 수주 역량을 키워야 한다. 전쟁 중에도 기존 발주처와 신뢰를 유지해 종전 후 사업 재개에 대비해야 한다. 위기는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 중동 인프라 재편을 K건설의 새로운 도약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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