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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계층 전체를 최적화해야”…반도체대전 달군 AI 병목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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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10-14 15:56:49   폰트크기 변경      

안현 SK하이닉스 사장 “AI 인프라 20배 커진다”
SK하이닉스 HBF·삼성 zHBM…데이터 이동 줄인다
한미반도체·신성이엔지 등 소부장도 총출동


SK하이닉스 안현 개발총괄 사장이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AI 시대, 메모리 기술의 진화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개별 메모리의 성능 향상을 넘어 전체 메모리 계층을 최적화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반도체대전(SEDEX) 2026’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AI 추론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로 다른 메모리 사이에서 데이터를 옮기는 과정이 처리 속도를 떨어뜨리고 전력 소모를 늘리는 새로운 병목으로 떠올랐다는 진단이다.

안 사장은 AI가 수행하는 작업의 복잡도와 한 번에 처리하는 정보량, 추론 요청량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요인이 맞물려 수요를 빠르게 키우면서 2030년 AI 인프라의 성능 규모가 올해보다 약 20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AI 기술의 효율화 역시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고 활용 범위를 넓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연산량 증가와 함께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동하는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AI가 앞서 처리한 정보를 재활용하려면 더 많은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고, 이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나눠 저장하면 데이터 이동도 잦아진다. 안 사장은 HBM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메모리 계층을 구축해 AI 시스템 전체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메모리 병목을 해소할 기술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비중 있게 소개됐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저장 용량을 높이고, 연산장치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줄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반도체대전 2026’ 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된 3~7세대 HBM 제품. /사진=이계풍 기자


SK하이닉스는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AI 여정’을 주제로 육상 트랙 형태의 부스를 마련하고 3~7세대 HBM과 고대역폭플래시(HBF) 구조 모형을 전시했다. HBF는 HBM의 적층·고속 입출력 기술을 낸드플래시에 적용한 차세대 메모리다. 같은 세대 HBM 대비 절반 수준의 대역폭과 약 10배의 용량을 구현해 대량의 데이터를 연산장치 가까이에 저장하는 것이 개발 목표다.

서버 분야에서는 256GB 고용량 D램 모듈과 128GB 고대역폭 D램 모듈, 액체냉각을 지원하는 기업용 SSD 등을 소개했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 슈퍼칩과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서명이 담긴 HBM 웨이퍼도 전시해 양사의 협력을 부각했다.


‘반도체대전 2026’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HBM4E 제품. /사진=이계풍 기자


삼성전자도 차세대 HBM 제품과 데이터 이동을 줄이는 메모리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7세대 HBM인 HBM4E를 비롯해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하는 ‘LPDDR-PIM’, 연산장치와 메모리 간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zHBM’ 모형을 공개했다.

시스템LSI 분야에서는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2600’과 2억 화소 이미지센서 등을 소개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4나노 공정 기반 HBM4E 베이스 다이와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웨이퍼, 첨단 패키징 기술을 선보였다.


미세입자를 눈으로 확인하는 ‘미립자 가시화 기술’. /사진=이계풍 기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도 반도체 생산과 품질을 뒷받침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신성이엔지 부스에서는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미세입자를 눈으로 확인하는 가시화 기술을 시연했다. 오염 발생 원인과 유입 경로를 파악하는 기술로, 장비 내부처럼 접근이 어려운 곳을 살펴볼 수 있는 휴대형 장치도 선보였다. 온·습도 조절과 공기 정화를 위한 클린룸 설비도 전시했다. 수가습시스템은 외기공조시스템에 적용하면 증기가습 방식보다 전체 소비전력을 30%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신우 신성이엔지 상무는 “반도체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클린룸의 습도와 청정도, 오염 관리 수준이 제품 경쟁력을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는 HBM 적층과 AI 반도체의 칩 연결을 위한 첨단 패키징 장비를 소개했다. HBM4(6세대) 생산용 ‘TC 본더 4’와 내년 출시 예정인 ‘와이드 TC 본더’, GPU와 HBM 등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2.5D 패키징용 본더’가 그것이다. 반도체 패키지를 절단하고 검사·선별하는 ‘마이크로 쏘&비전 플레이스먼트(MSVP)’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장비 계열사인 세메스는 세정·식각과 첨단 패키징·검사 등 반도체 제조 장비 기술을 선보였다.


한편, 올해 28회째를 맞은 반도체대전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반도체 전문 전시회다. 이번 행사는 300개사가 888개 부스 규모로 참가하며, 오는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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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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