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23일 만에 후임 임광현 직접 발표…“성공한 정부 일념으로 분투”
외교·경제 현안 해결 전면에…인사 검증 책임론도, 향후 정치적 행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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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인구전략 비전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광현 국세청장을 임명했다./사진:연합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14일 후임 인선을 직접 발표하며 499일간의 청와대 생활을 마무리했다. 정부 초기 국정 운영을 안정시키고 외교·경제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섰다는 평가를 받지만, 잇따른 장관 후보자 낙마에 따른 인사 검증 책임론 속에 물러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서울시장과 국무총리 후보군 등으로 거론되고 있어 그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의 신임 대통령비서실장 임명을 발표한 뒤 퇴임 소회를 밝혔다. 지난달 21일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23일 만이다. 강 실장은 15일 자정을 기해 퇴직한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꼭 성공한 정부를 보여드리고 싶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았다고 말씀드렸던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오로지 그 일념으로 분투한 499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점들도 많았습니다"라며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 조급하지는 않았나 돌아보겠습니다. 더 잘할 수 있었던 순간들, 더 깊이 살펴야 했던 일들도 오래 기억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보고 듣고 겪은 사람들과 상황이 있기에 이재명 정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가져갑니다"라며 새롭게 출발하는 청와대에 대한 응원을 당부했다.
강 실장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에 임명됐다.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적 혼란 속에서 출범한 정부의 초기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청와대 참모진을 이끌었다.
특히 대통령비서실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외교·경제 현안 해결에 직접 뛰어들었다. 지난해 대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소통 채널을 구축했고,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캐나다와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방문해 경제·방산 협력 확대에 나섰다.
올해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졌을 때는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직접 찾아 원유와 나프타 도입 협의를 진행했다. 이처럼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보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현안 해결의 전면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인사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잇따른 인사 논란으로 검증 부실 문제가 불거졌고, 인사 적체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야권에서는 이른바 '성남·경기 라인'이 인사 실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강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에도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한때 유임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는 이 기간 대통령 공식 일정에 계속 배석하며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이날 이 대통령이 임광현 국세청장을 후임으로 발탁하면서 교체가 확정됐다.
강 실장은 퇴임 후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충남 아산을에서 3선 의원을 지냈고, 여권 내 '97그룹'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재기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정치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강 실장이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국무총리 후보군으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부 출범 초기 국정 운영을 뒷받침한 성과와 인사 검증 논란이라는 엇갈린 평가 속에 청와대를 떠나는 강 실장이 향후 어떤 정치적 행보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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