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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재계] ②‘2027 청사진’ 3대 키워드는…AI 주도권·한계사업 옥석가리기·조직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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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10-20 05:00:15   폰트크기 변경      


삼성·SK·현대차·LG·한화·롯데·포스코·신세계 8대 그룹 승부수

고환율·지정학·트럼프 리스크 ‘3중고’에 인사 시계도 한두 달 앞당겨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글로벌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주요 그룹이 2027년 사업계획표 짜기에 돌입했다. 올해 재계의 공통 키워드는 △AI 주도권 △한계사업 옥석가리기(리밸런싱) △조직 슬림화와 인적 쇄신으로 요약된다. 과거 11월 말~12월 중순에 몰렸던 연말 인사는 한화(10월 1일)와 HD현대(7일)를 시작으로 앞당겨졌다. 인사를 서둘러 끝내고 신임 경영진 중심으로 내년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전략이다.

AI, 비용 절감 넘어 미래 사업 주도권 경쟁으로

AI는 이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그룹의 성장 방향 자체를 정하는 변수가 됐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의 AI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업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HBM4E 샘플 출하 등 메모리 주도권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AI를 실제 사업 성과와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SK는 AI 인프라와 반도체 등 기존 사업 역량을 활용해 그룹 차원의 AI 생태계를 확대하는 동시에, 계열사별 투자 우선순위를 정교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메모리를 넘어 종합 AI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후 AI 중심 재편을 이어가고 있다.

LG는 AI 팩토리·피지컬 AI·AX를 ‘3대 승부처’로 삼고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비롯한 모빌리티 기술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2028년 미국 조지아 공장에 투입하고 연 3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옥석가리기, 돈 되는 사업만 남긴다

호황 업종과 부진 업종의 격차가 커지면서 선제적 구조조정도 병행된다. SK그룹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도하에 비핵심 자산 매각과 사업구조 효율화 등 대대적인 리밸런싱을 진행해 왔다. SK는 2023년 말 이후 계열사를 219개에서 151개로 줄였다. 지난 7월에는 SK실트론 지분 70.6%를 2조3000억원에 두산그룹에 매각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로템이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방산)를 3584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하면서 지상무기 사업을 로템으로 일원화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공작기계 사업에 이어 모태 사업인 방산까지 정리하고, 매각대금을 등속조인트·열관리시스템·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투자에 쓴다.

삼성은 메모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사이 파운드리·시스템LSI와 세트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숙제로 남았다. 롯데는 롯데케미칼 사업 재편, 신세계는 SSG닷컴 지분 정리를 통한 계열분리가 과제다. 포스코는 최근 자원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철강·이차전지 수익성 개선이 핵심이다.

한화그룹 역시 방산·조선·에너지 등 핵심 사업의 성장 기회를 확보하면서 사업별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재편은 미래 성장 분야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기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통제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조직개편·쇄신 인사, 슬림화와 성과주의

올 연말 인사는 신속한 대응을 위해 조직을 가볍게 하고 성과 중심으로 인력을 재편하는 기조가 예상된다. 삼성 6월과 12월 두 차례 글로벌 전략회의로 사업 목표를 점검하고, 지난해 내년 전략 논의는 12월 16~18일 열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예년처럼 사장단 인사는 11월 중하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도 반도체 실적 회복을 이어가면서 AI·미래 기술 분야의 인재를 어떻게 배치할지가 관심사다.

SK 6월 경영전략회의와 8월 이천포럼, 11월 CEO 세미나가 3대 회의다. 지난해 CEO 세미나는 11월 6~8일 열렸고, 올해는 11월 12~14일 열린다. 사장단 인사는 지난해 10월 30일 단행했는데 올해도 이르면 이달 말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명 규모 인사로 대규모 쇄신을 한 만큼 올해는 연속성에 방점이 찍힌다.

현대차는 별도 사업보고회는 공개하지 않고, 이달 말 남양연구소 행사에서 중장기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사장단 인사는 통상 11월 중순~말이었으나 지난해 12월 중순으로 늦어졌다. 올해는 중국차 공세와 지정학 위협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앞당겨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LG그룹은 지난달 사장단회의에서 투자 전략 고도화와 AI 핵심 승부처를 논의한 데 이어 이달부터 계열사별 사업보고회에 들어갔다. 사업계획 점검 이후 다음달 말 정기인사가 예상되는 만큼, AI 관련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는 조직 개편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지난해 주요 계열사 CEO 교체가 있었던 만큼 올해는 안정에 무게를 둘 가능성도 있다.

롯데그룹은 임원·CEO 인사를 위한 사업 평가는 이미 마무리됐다. 정기 임원인사는 통상 12월 1일자로 시행하며, 지난해는 11월 26일 단행했다. 키워드는 △백화점 1위 회복·식품 글로벌 확장 등 핵심 경쟁력 회복 △롯데케미칼 재편 △롯데바이오로직스 신규 수주·상업생산이다.

포스코그룹은  통상 12월께 사장단 인사를 진행해 왔다. 키워드는 △자원기업 전환에 따른 공급망 확보 △철강 수익성 개선 △이차전지 수익성 개선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주요 경영진 교체에 이어 지난 1일 임원 인사를 단행했고, HD현대도 지난 7일 이상균 부회장을 조선 사업 총괄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심화영ㆍ문수아ㆍ이계풍ㆍ강주현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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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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