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이달 장외채권 1.3조·미국 채권 12.3억달러 순매수
외인도 8·9월 매도 끊고 이달 1.4조 ‘사자’ 전환
[대한경제=최장주 기자]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을 빠져나온 투자자금이 국내외 채권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주가 급락 국면에서 단기 외상거래가 강제 청산되는 반대매매 충격이 이어지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으로 피신하는 흐름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마저 8·9월 두 달간 이어진 순매도를 끊고 이달 들어 순매수로 돌아서며 채권시장 수급을 뒷받침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6일까지(10거래일) 개인투자자의 국내 장외채권 순매수액은 1조337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채 4599억원, 은행채 3059억원, 기타금융채 2208억원 등을 고르게 담았다. 지난달 4조225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높은 매수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채권 매수세도 거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순매수액은 12억2764만달러(약 1조66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순매수 전환 이후 4개월 연속 매수 행진이다. 반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6일 101조486억원에서 15일 96조9121억원으로 열흘 새 4조원 이상 급감해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채권 수요 급증의 배경에는 증시 급락에 따른 변동성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코스피가 최근 7거래일 연속 밀리는 사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2981억원에 달했다. 14일과 15일 이틀간에만 1700억원에 육박하는 강제처분이 쏟아지자 주식 대신 확정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채권으로 눈을 돌린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채권 매수에 가세했다. 외국인은 지난 8월(-8885억원)과 9월(-1조1563억원) 두 달 연속 순매도를 나타냈으나,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국내 장외채권 1조4114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로 돌아섰다. 특히 13~14일 이틀간 국채를 중심으로 1조3000억원 넘게 사들이며 순매수 전환을 이끌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가 급락 국면에서 외국인의 주식 매도 대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며 채권이 안전자산 역할을 되찾은 것으로 평가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락일에도 금리가 오르던 이전 패턴과 달리 최근에는 채권이 안전자산 역할을 되찾은 모습”이라며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도 원화 가치가 안정세를 보인 것은 매도 대금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고 원화 채권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현재의 강세는 채권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주식시장 약세에 따른 반사이익 성격인 만큼, 추세적 강세 진입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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