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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2세대 로드스터가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그레거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공중회전 후 착지하고 있다./사진: 테슬라 유튜브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ㆍ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두 회사의 합병 검토를 공식화했다. 테슬라가 스페이스X 기술을 적용한 신형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공개한 지 닷새 만이다. 당시 시연이 합병 명분을 쌓기 위한 무대였다는 시장의 해석에 설득력이 커진다.
머스크 CEO는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3분기 실적 발표 뒤 열린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주주 요청에 따라 양사 이사회가 각각 합병 검토 특별위원회를 꾸렸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머스크는 이해충돌 당사자여서 논의에 참여하지 않는다.
머스크는 “이걸(합병을) 좋은 생각이라고 보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Yes)이다”고 말했다. 다만 합병을 확정된 일로 보는 것은 과장이라며, 테슬라는 투표 참여 주식이 아닌 전체 주식 50%의 찬성이 필요해 문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합병론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 15일 로드스터 공개 행사다. 테슬라는 행사 장소로 텍사스주 맥그레거의 스페이스X 로켓 시험장을 골랐다. 차량에는 스페이스X와 함께 개발한 ‘콜드가스 추진기’가 달렸다. 압축한 기체를 내뿜어 추진력을 얻는 장치다. 로드스터는 차체 아래 흡입 팬으로 노면에 달라붙어 뒤집힌 곡선 트랙을 달렸고, 추진기를 분사해 공중에서 한 바퀴 돈 뒤 착지했다. 시연은 사람이 타지 않은 채 원격 조종으로 진행됐다. 테슬라는 추진기를 쓰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까지 0.81초 만에 도달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현장에서 “제임스 본드 자동차보다 뛰어난 것을 만들기 위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긴밀히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신차 공개 자리에서 두 회사의 협업을 언급하자, 이 행사를 합병 준비 작업으로 보는 해석이 잇따랐다. 테슬라 강세론자로 꼽히는 투자자 게리 블랙은 로드스터 행사 목적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명분 만들기였다는 의견을 밝혔다. 머스크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도 로드스터를 사실상 두 회사의 공동 제품으로 보면서 결국 합병할 것으로 내다봤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말까지 합병 확률을 80%로 제시했다.
합병의 실익으로는 머스크의 지배력 강화가 꼽힌다.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은 약 20%에 그치지만, 스페이스X에서는 일반 주식보다 의결권이 10배 많은 차등의결권 주식으로 의결권 약 82%를 쥐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스페이스X가 주식 교환 방식으로 테슬라를 인수하면 머스크가 합병 법인 지분 약 37%, 의결권 약 56%를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다.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원한다고 밝혀온 지분 25%를 크게 웃돈다.
수직계열화도 합병으로 기대 가능하다. 테슬라의 로보택시ㆍ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스페이스X의 AI 모델 ‘그록’, 양사가 함께 추진하는 반도체 공장 ‘테라팹’을 한 회사가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는 12월 6일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 전에 합병이 발표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테슬라가 19일 제출한 주총 위임장 자료에는 합병 안건이 들어 있지 않다. 테슬라는 21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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