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헌재 “‘존속살해 가중처벌’은 합헌”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10-22 15:19:02   폰트크기 변경      
재판관 8대 1로 결정… “사회적 비난 가능성 커”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하면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형법 규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13년 만에 다시 나왔다.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정문/ 사진: 대한경제 DB


헌재는 22일 A씨가 “존속살해 가중처벌 규정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형법 제250조 2항은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5년 이상의 징역이다.

A씨는 2021년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병을 앓던 아버지를 간병하다 음식과 물 등 영양 공급을 끊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A씨는 상고심 과정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하지만 헌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범죄의 객체가 자기의 직계존속에 해당하는 경우 가해자인 직계비속의 패륜성에 대한 고도의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그 형을 가중하는 것”이라며 “직계존ㆍ비속 사이의 인륜관계를 보호하는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직계존속 살해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형성되는 특별한 유대와 신뢰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가족공동체의 존립기반을 파괴해 위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일반 살인죄보다 무거운 법정형을 정한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또한 헌재는 “정상참작 감경만으로는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못하도록 법정형을 정한 것이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집행유예의 선고가 다소 제한된다는 사정만으로 그 법정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면서 “일반 살인죄 자체도 매우 무거운 법정형을 두고 있어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에 준해 본인을 양육한 직계존속 외의 사람에 대한 살인도 충분히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마은혁 재판관은 “살해 가해자의 신분이 직계비속이라는 점만으로는 그 비난 가능성이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경우보다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마 재판관은 “탐욕에 눈이 먼 패륜적인 범죄도 있는 반면 오랫동안 직계존속의 폭력이나 학대에 시달리면서 쌓인 분노가 폭발해 발생하는 범죄도 있다”며 “모든 존속살해범죄의 비난 가능성이 동일하지는 않다”고 했다.

헌재는 앞서 2013년에도 같은 규정에 대해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이승윤 기자
lees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