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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곡을 이젠 세계적 클래식으로 증명해 보일 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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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10-26 10:59:24   폰트크기 변경      
뮤지컬 황태자 임태경, 다음 달 27일 세종문화회관서 한국 가곡 콘서트


소년 시절 운명처럼 무언가에 이끌리듯  음악적 선율을 취한지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고즈넉한 삶에 살포시 건네는 선물인 듯, 그토록 찾아 헤매던 보물이 그에게 성악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다. 고귀한 선율에 빠져들면서 희열을 느꼈다. 음표가 자유로이 춤을 추고, 공간 위를 타고 흐르는 목소리는 ‘벙커’에 빠진 그를 여러 번 일으켜 세웠다. 경기도 일산 사무실에 칩거하며 오선지와 씨름하며 모진 고난을 이겨냈다. 아픔과 고통을 어루만지는 ‘빛’이 필요한 시대에 K-뮤지컬의 간판급 배우이자 보컬리스트 임태경(53)이  꽃망울들을 화사하게 피어내며 그동안 잘 견뎌왔다는 말을 건네는 듯하다. 그렇게 뮤지션과 배우, 성악가로 30년의 시간을 살아온 그를 한국 가곡 무대로 다시 불러냈다.

다음달 27일 서울 세종문화화관에서 한국 가곡 콘서트를 여는 임태경.       사진=임태경사무소 제공

다음 달 27일 서울 세종문화 대극장에서 여는 콘서트 ‘임태경, WHEN HERITAGE MEETS TOMORROW’은 30년 음악 인생을 맞아 타고난 기질과 끼에 대한 감성의 실타래를 뽑아내는 특별한 클래식 무대다. 사무실에 파묻혀 죽어라 뮤지컬과 연기, 성악에만 매달려 온 그가 대차게 꾸린 ‘한국 가곡의 명곡과 창작곡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공연 개막에 앞서 26일 서울 논현동 찻집에서 만난 임태경은 “이번 공연은 한국 가곡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의 삶에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기 위한 시도”라고 했다. 관객들과 함께 즐거움을 함께 공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임태경의 한마디가 김이 무럭무럭 나는 호빵처럼 감미롭고 따뜻하다.

임태경은 예원학교와 보스턴대학교에서 성악을 공부를 했다. 스위스 로제 학교에서 음악 우수상을 받은 그는 2004년 첫 앨범 ‘감성여행(Sentimental Journey)’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음악과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한국월드컵 개막공연에 조수미과 함께 참여해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나폴레옹’ 등에도 출연해 발군의 연기와 성악 실력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서울 종로구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음악적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임태경은 “이번 공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온 가곡과 클래식 명곡에 인기 작곡가들의 신작을 소개한다”고 했다. “한국 가곡이 간직한 아름다움을 되새기는 동시에 새로운 창작곡을 통해 한국 가곡의 미래를 살펴볼 겁니다. 저 혼자 제작하고, 연출한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각별한 애착이 가는 행사입니다.”

관객들은 이번 공연에서 임태경의 새로운 음악 인생을 만날 수 있다. 오랫동안 가곡을 불러온 그가 직접 곡을 쓰고 노래한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아마 그의 음악 활동에도 특별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더구나 임태경은 직접 작곡한 창작곡을 들고 나온다. 일산 호수공원 주변의 레온사인에 이글거리는 야경 만큼 몸을 낮춰서 작업을 한 작품들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자신의 목소리로 해석해 온 그가 직접 공들인 작품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곡명과 내용은 공연 당일 공개할 예정이다.

임태경은 그동안 땅에 엎드리다시피 하며 한국의 가곡 작업을 이어왔다. 그 순간 파라다이스 같은 환희를 맛 보았다. 가곡은 빛과 어둠의 조화를 이룬 균형의 예술이란 사실을 명확히 깨달았다. 남녀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듯이, 어둠과 빛이 만나서 멋진 가곡이 태어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음악에 빛과 어둠을 합쳐 만든 예술의 절정이라는 점에서 작업 자체를 음양의 조화로 읽어냈다.
경기도 일산 마수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임태경.     사진=임태경 사무소 제공

임태경은 한국 가곡에 대한 애정도 몸과 마음 곳곳에 녹아 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는 저의 첫 자작곡과 함께 이 시대를 아우르는 작곡가들의 신작 가곡을 통해 한국 가곡의 또 다른 내일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팝, 독일에는 리트, 프랑스에는 샹송, 이탈리아에는 칸초네가 그 나라의 음악을 상징하는 대표 장르”라며 “이제 ‘한국 가곡’ 을 우리의 음악으로 증명할 때이며, 저변확대와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가곡이 K- 팝을 넘어 세계에 자랑할 만한 K-클래식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 가곡을 세계적 클래식으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가곡의 서로 다른 세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신귀복, 김선경, 김주원의 신작도 공개된다.

신귀복은 신작 가곡 ‘만추’를 한층 깊어진 사유를 바탕으로 세상의 가장 낮고 소외된 존재들을 어루만진다. 김선경은 도종환의 시에 곡을 붙인 ‘바람이 오면’을 청아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김주원은 김소월의 시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를 바탕으로 만든 신곡을 통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세 작곡가가 저마다의 음악 특성으로 한국 시문학을 노래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공연에는 지휘자 윤승업과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소프라노 강혜정과 해금 연주자 고주희도 특별 출연해 한국 가곡의 다채로운 매력을 들려준다. 편곡에는 김애라와 장지원이 참여한다.

공연 시간은 인터미션 15분을 포함해 약 120분으로 예정돼 있다. 티켓은 10월 27일 오후 2시부터 세종문화티켓, NOL 티켓, 멜론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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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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