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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품질문제의 답은 감리기능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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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11-04 09:12:02   폰트크기 변경      

유정호 광운대학교 교수
광주 화정동과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광주대표도서관 철골 붕괴, 삼성동 GTX 철근 누락….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겉보기엔 안전사고지만 본질은 품질 문제다. 사고의 원인은 기술적 오류와 오판, 실수와 누락이다. 처벌 범위와 수위를 높이면 해결될까? 회초리를 든다고 안 풀리던 수학 문제가 갑자기 술술 풀리지는 않는다. 접근은 다양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감리기능(검토·확인·기록·보고) 강화 방안을 살펴본다. 감리기능을 별도 업역으로 떼어내는 것이 근원적 해결책이 아니며, 전체 건설사업관리(CM) 안에서 통합하여 운용하는 것이 낫다는 점은 지난 기고에서 밝혔다. 그렇다면 감리기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첫째, 감리기능을 수행하는 기술자의 역량 검증과 관리부터 강화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공립학교 건설사업에서는 주정부 관련 부서(DSA)가 인증한 Certified Project Inspector(PI)가 참여하는데, 이를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PI는 Plan Reading(구조, MEP, 건축)과 Construction Knowledge(구조, MEP, 건축, 행정) 등 11.5시간에 걸친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자격 유효기간은 4년이며 재인증 세미나와 재인증 시험을 다시 치러야 한다. Class 1의 응시 자격에는 공사책임자급(lead project superintendent) 4년 경력 등이 포함된다. 자격 인증을 받은 사람만 감리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둘째, CM의 통합성과 함께 감리기능의 독립성도 중요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PI를 공공발주자가 직접 고용·계약하지만, 관리의 통합성·효율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PI의 소속은 CM 조직에 두되, 감리 업무 수행과 전문적 판단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PI의 자격·경력·교육·수행실적은 별도의 공적 인증체계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감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면서도 CM의 통합성을 유지할 수 있다.

셋째, 공기나 공사비를 이유로 발주자나 시공자로부터 요구되는 ‘눈감기’를 막으려면 공사중지 권한의 행사 조건을 객관화하고 책임도 물어야 한다. 현재 건설기술진흥법, 건축법, 주택법 등에서 CM(또는 감리자)의 공사중지 권한과 관련된 조항이 있는데, ‘할 수 있다’와 ‘하여야 한다’의 표현이 혼재되어 있어 모호하다. 공사중지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하고, 그 조건에서 중지가 행해지지 않으면 오히려 CM(또는 감리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 공사중지 조건은 벌점기준을 응용할 수 있다. 시공사가 벌점을 받을 사안이라면, CM의 시정명령과 불응 시 공사중지 명령의 당위성은 충분하다.

넷째, 반복적인 서류 작업보다는 실질적 품질 확인을 위한 업무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CM 전문가 148명의 조사에서도, ‘과도한 문서 중심 행정업무의 간소화가 시급하다’는 항목에 100점 기준 87점의 동의가 나왔다. 다만 ‘과도한’과 ‘반복적’이라는 표현은 주관적일 수 있으니, 향후 객관적인 검토와 분석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CM 업무의 DX/AX가 시급한 만큼, 한국 CM에 맞는 DX/AX 모델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다. 두들겨 확인하는 일이 곧 감리기능이다. 처벌을 무겁게 하고 감리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품질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검토·확인·기록·보고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자격, 책임과 권한, 업무환경을 함께 손볼 때, 붕괴는 비로소 멈출 것이다. 감리기능의 강화는 비용이 아니라, 사고를 막는 가장 값싼 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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