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단 “역무범위ㆍ책임을 넘어서는 주계약 요건 강요”
대우ㆍ두산에빌, 현지 사회공헌ㆍ정부관계자 협력 강화해 와
2018년 시공사 입찰에는 현대건설ㆍ삼성물산과 경합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대우건설ㆍ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오던 시공계약 협상이 타절되면서 그동안 강조해온 팀 코리아의 대외신뢰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대우건설ㆍ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 현대건설ㆍ삼성물산 컨소시엄과 경합에서 최종 체코 원전시공사로 선정됐지만, 8년 만에 시공사 교체가 이뤄지는 셈이다.
한수원은 기존 컨소시엄과 협력협약을 종료하는 동시에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한수원과 시공단의 이견과 갈등은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다.
△시공단 재선정 문제
한수원은 신규 시공사 선정 관련 구체적 절차와 기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가계약법에 근거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경쟁력 있는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7월까지 시공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한, 사업여건, 공정준수 및 계약이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시공단과 협약 종료에 따른 비용 정산, 성과물 인계 등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공단은 “한수원이 협상 과정에서 타 시공사의 견적사실을 수차례 언급하며 공사비 감액을 요구한 바 있어 이미 후속 시공사 선정을 사전에 검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월 초 갑작스러운 계약 조건 변경으로 시공계약 협상의 큰 틀이 변경된 가운데 10월 말까지로 협상 시한을 한정한 것은 건설계약 협상과정의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라며 “지난 8년간 현지 네트워크 구축 및 기술 검증을 진행했던 시공주간사를 변경할 경우, 사업 전체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시공계약 관련 갈등이 체코 정부와의 협력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신규 시공사 선정 추진 시 체코 정부·발주사와 사전 협의하고 대체 수행계획 및 사업 연속성 확보방안 설명을 통해 사전 신뢰 확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공단은 체코 현지 사회공헌활동 및 정부 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 왔으며, 협력관계 종료 시 체코 정부와 관계 및 팀 코리아의 대외 신뢰도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공비 등 계약조건 이견
대규모 인프라·플랜트사업에서 계약 협상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종료된 것과 관련, 한수원 측은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사업,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자사업 등을 예를 들며 드문 일이 아니며, 일반적인 상업적 의사 결정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공단은 “대규모 인프라ㆍ플랜트 사업에서 프로젝트 계약이나 입찰 과정의 조정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미 사업이 진행ㆍ수행되는 도중에 핵심 시공사와 협상이 결렬돼 타절에 이르는 것은 프로젝트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이례적이고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협상 종료 이유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한수원 측은 최초 합의됐던 주요 계약조건을 기반으로 시공사 입장을 고려한 조정된 협상안으로 장기간 협의했지만, 최종적으로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시공비뿐만 아니라 계약방식, 역무범위, 주계약 조건 반영 여부 등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시공단은 “한수원이 EPC 주계약 조건을 시공계약에 전면 반영하고, 국내 원전사업에서 발주자로서 적용하는 특수계약조건까지 무조건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설계책임이 없는 시공단에 설계 검토 및 적정성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고, 계약상 역무범위가 불명확한 사항(Grey Area)과 미식별 역무까지 시공단의 역무로 간주하면서도 이에 따른 계약금액 증액은 인정하지 않는 등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시공단은 “통제할 수 없는 설계변경 위험 및 과도한 계약상 책임 등 명백한 손실이 예상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수용이 어려운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지만, 한수원은 해당 위험을 시공단이 일방적으로 부담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미수용 시 협상 종결을 예고하는 등 사실상 수용을 압박했다”고 밝혔다.
시공단은 체코원전사업의 계약금액이 UAE 바라카 원전과 국내 신한울 원전과 비교해 높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전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APR1000 노형의 모델로 기본설계도 없는 최초의 사업인 데다 체코라는 신규시장의 특성과 인허가 등을 고려할 때 사업의 리스크는 이전 사업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공단 업무수행 능력 이견
대우건설은 신월성 1,2호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영광 SGR공사, 수출형 연구용 원자로 공사, CFVS 등 원자력공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시공단이 설계 하도급 관리 부실로 인한 성과물 제출 지연과 주기기 설치 공급망 미확보 등 수행 능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공정 지연 및 역무 전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시공사의 체코 현지 건설업체와의 협력방식, 현지화 조건, 소통 및 시공 사전준비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와 우려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시공단은 “설계 성과물 제출 지연의 일차적인 원인은 발주자가 제시한 설계일정이 현실적이지 않으며, 이를 한수원도 수용했다”며 “사업 초기 현지 업체에서 불합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요구하고 있어 협의 및 협상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며, 체코 현지 건설업체와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사회공헌활동 및 체코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반박했다.
△ EPC 주계약자의 의무ㆍ책임관계
한수원은 “EPC 주계약자로서 발주사에 대한 계약상의 책임을 부담하고, 시공사는 해당 공사 범위에 해당하는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EPC 주계약상 시공사의 의무와 책임을 시공계약에 반영해 주계약과 시공계약 간 업무 및 책임 공백을 방지하는 것은 책임전가와 구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종입찰서 제출 후 식별된 추가역무는 한수원이 상향 조정한 시공금액에 포함돼 시공사에 전가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최초 입찰단계에서 시공사와 합의한 단가를 기반으로 협상 과정에서 최초 제안 대비 추가로 식별된 역무에 대해 증액해 시공비에 모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공단은 “지난 2024년까지 한수원은 원자로 내장품 및 터빈발전기 설치 역무를 시공사 역무로 제시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역무에 포함할 것을 제안해 수용의사를 표명하고 금액 검토 중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공단의 최종입찰금액을 반영하지 않고 주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역무에 대한 증액도 실제 견적금액의 40%에 미치지 못했 “설계를 하지 않는 시공단에 기본설계 이후 한수원의 설계변경에 따른 물량 증가 위험까지 전가하는 불합리한 계약구조를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박노일 기자 roy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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