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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1500개 돌리는 SKT… 이제는 ‘조직 성과’로 AX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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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11-01 11:02:53   폰트크기 변경      

‘AX 혁신 2.0’ 개인에서 조직으로, 활용에서 성과로
AX 이네이블러 TF·샌드박스·카탈리스트로 전사 지원 체계
원문 가리는 ‘Z.E.Z’… 데이터 정답률 40%→80%
업무 지도 ‘워크맵’ 그려 AI 에이전트 적용 범위 확대


지난달 30일 SK텔레콤 이천 인재개발원에서 ‘AX 혁신 2.0’ 추진 현황을 발표하고 있는 김인수 SK텔레콤 AI Board 팀장./사진=SK텔레콤


[대한경제=최형균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 전환(AX)의 무게중심을 개인에서 조직으로 옮기고 있다. 구성원 각자가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쓰던 단계를 넘어, 조직의 업무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다시 짜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경기 이천 SK텔레콤 인재개발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X 혁신 2.0’ 추진 현황을 공개했다. 핵심 방향은 ‘개인에서 조직으로, 편의에서 실용으로’다. 목표는 데이터 접근, 시스템 연계, 보안 등 ‘AX J커브’의 골짜기를 돌파하는 것이다. AX J커브는 AI 도입 초기에는 재교육과 업무 재설계로 효율이 일시적으로 떨어지지만, 이 골짜기를 넘으면 생산성이 크게 오른다는 개념이다.

AX 혁신 2.0은 정재헌 대표가 직접 챙기는 과제다. 정 대표는 지난 6월 ‘2026 뉴 이천포럼’ 기조연설에서 AX 혁신 2.0의 방향을 제시했다. 실행은 CEO 직속 전담 조직인 AI Board가 맡는다. 김인수 SK텔레콤 AI Board 팀장은 “CEO와 자주 회의하고 정기 협의체도 운영한다”며 “사장님도 의지가 있어 미션을 많이 준다”고 말했다.

1.0은 ‘다 같이 써 보자’는 운동이었다. 구성원이 각자 에이전트를 만들어 개인 업무에 적용하는 데 집중했다. 올해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본 구성원은 4000명을 넘었고, 정기적으로 돌아가는 에이전트는 1500개에 달한다.

순항 중인 1.0을 2.0으로 넘긴 것은 현장에서 변화의 신호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사내 설문에서 구성원의 93%가 AI 추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1.0의 목표는 사실상 달성됐다. 그사이 구성원은 앞장서는 층, 회사 방향을 따르는 층, 효과를 꼼꼼히 따지는 층으로 나뉘었고, 필요로 하는 지원도 달라졌다. 늘어나는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일이나 사내 시스템·데이터에 접근하는 일처럼 개인이 풀 수 없는 과제도 드러났다. 개인을 넘어 조직 단위의 성과를 내자는 요구도 커졌다.

김 팀장은 “중요한 건 기술이라기보다 사람과 조직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신호마다 처방을 내놨다. 전사 지원이 필요한 과제는 ‘AX 이네이블러 TF’가 맡는다. 이 TF는 데이터·보안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에이전트 사번제 등 경영 체계를 재설계한다. 조직 성과를 내자는 요구에는 ‘AX 샌드박스’로 답했다. 상반기 서비스 개발 조직에서 한 명이 AI와 함께 기획·개발·검증을 모두 맡아 생산성 향상을 확인했고, 하반기에는 전사 조직으로 넓혔다.

분화한 구성원을 위해서는 ‘AX 카탈리스트’를 도입했다. AX를 앞서 실천하는 구성원이 전사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하도록 돕는 제도다. 지난 9월 1기로 뽑힌 10명은 AI 전문가나 개발자가 아닌 현업 구성원이다. 회사는 이들에게 AI 모델 활용 비용과 기술·데이터 연계 등을 지원한다. 카탈리스트는 직접 만든 에이전트와 AX 경험을 동료에게 전파하고, AX 확산을 가로막는 기술적·제도적 문제를 먼저 찾아낸다. 이들이 찾은 문제는 이네이블러 TF가 넘겨받아 해결한다. SK텔레콤은 내년에 카탈리스트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제도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문제도 있다. SK텔레콤은 현장에서 AI와 일하며 부딪힌 장벽을 기술로 넘고 있다.

개인정보나 대외비를 AI에 올려도 되느냐는 질문은 AX를 추진하면 빠지지 않고 나온다. 김 팀장은 “AX를 추진하는 회사라면 반드시 겪는 일”이라고 했다. ‘Z.E.Z(Zero Exposure Zone)’는 이 고민에서 나왔다. 원문을 별도 보호 영역에 두고, AI에는 판단에 필요한 결과만 넘기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이 기술로 특허를 출원했다.

필요한 데이터를 찾는 일도 만만치 않다. 사내 데이터에는 ‘NEID’, ‘APN’처럼 약어만 적힌 항목이 많아 에이전트가 뜻을 파악하기 어렵다. ‘데이터 데스크’는 데이터 항목에 업무상 의미를 붙여 에이전트 정답률을 40%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외부 거대언어모델(LLM)을 썼다면 연간 1억~2억원이 들었을 이 작업은 사내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자체 모델 ‘에이닷엑스(A.X) K1’ 등 로컬 모델로 처리한다.

업무가 정리돼 있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일의 순서와 판단 기준이 암묵지로 남아 있으면 에이전트에 일을 맡기기 어렵다. ‘워크맵’은 AI가 기존 업무 자료로 업무 흐름 초안을 만들고, 구성원과 대화하며 보완하는 업무 지도다. 김 팀장은 “지도가 있어야 내비게이션이 작동하듯, 워크맵이 있어야 에이전트가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기술과 시스템으로 데이터 보호와 활용의 균형을 확보하고, AI 에이전트의 업무 적용 범위를 넓혀 조직 차원의 AX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AX J커브의 골짜기를 돌파하기 위해 구성원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구성원의 자발적인 AI 활용 문화와 전사 지원체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AX 혁신의 성과를 조직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형균 기자 c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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