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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묘 인근 개발 시뮬레이션 사진.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의 착공을 앞두고 국가유산청이 ‘마지막 빗장’을 계속 걸어 잠그고 있다.
시행사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내년 3월 착공을 위한 후속 절차에 돌입하려 했으나, 국가유산위원회가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 심의를 또다시 보류하면서 마지막 문턱에서 멈춰섰다.
서울시는 30일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에 대한 국가유산위원회 심의 결과를 다시 ‘보류’로 통보한 것과 관련해, 반복적인 심의 보류에 따른 사업 지연과 행정의 신뢰성ㆍ예측가능성 저하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국가유산위원회 매장유산분과는 지난 10월 21일 심의에서 ‘원위치 보존 원칙ㆍ유적 주변 공간의 역사ㆍ문화적 정체성 확보’를 사유로 심의를 보류했다. 2024년 1월 최초 심의 이후 네 번째 보류이자, 올해 8월부터 석 달 연속 보류 결정이다.
이번 보류 결정으로 세운4구역의 후속 사업 일정은 줄줄이 밀렸다. 세운4구역은 지난 6월 19일 종로구로부터 사업시행계획(3차 변경)인가 고시를 받은 뒤 당초 8월 매장문화재 심의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이어 10~11월 서울시 굴토심의ㆍ구조안전심의를 거쳐 내년 2월까지 내역서 작성과 공사비 협상ㆍ검증을 마친 뒤 2027년 3월 공사 착공에 들어간다는 로드맵을 마련한 둔 상태였다.
그러나 국가유산청이 매장유산 심의 결정을 8월ㆍ9월ㆍ10월 연속으로 미루면서 굴토심의 등 착공을 위한 후속 인ㆍ허가와 실무 절차는 중단됐다.
서울시는 심의 기준의 비일관성을 지적했다. 시에 따르면 세운4구역은 2024년 1월 문화재위원회(현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의견에 따라 추가 조사와 보존방안 보완을 추진했다. 이후 2024년 5월 국가유산청 현지조사에서 이문ㆍ건물지, 석축 배수로 일부가 이전보존 대상으로 분류돼 별도 시설에 보관 중이다. 8월 국가유산청의 복토 승인을 받아 11월 발굴현장 복토를 마쳤다.
서울시는 “2024년 1월에는 유적 일부를 해체해 다른 장소로 옮겨 보존하는 ‘이전 보존’을 전제로 상층 유구를 해체ㆍ보존해 하층 유구를 추가 조사하고 구체적인 보존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심의를 보류했으나, 이번에는 기존과 달리 ‘원위치 보존’을 원칙으로 내세워 또다시 심의를 보류했다”며 “당초 이전보존을 계획했던 유적의 보존방식이 변경될 경우, 보존ㆍ전시계획뿐 아니라 건축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업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시행자가 심의 결과를 예측하고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수 있도록, 기존 심의 경과와 제출된 보존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기존 이전보존 방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경우 그 사유와 판단 근거, 구체적인 보완사항을 명확히 제시해 심의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시는 심의마다 보류 사유가 달라진 점도 짚었다. 지난 8월 심의에서는 ‘사업시행계획(변경) 확정 후 재심의 필요’를 사유로 들었으나 당시 이미 6월 19일 변경인가 고시가 끝난 상태였고, 9월 심의에서 요구한 현지조사 역시 10월 16일 마쳤으나 10월 21일 재심의에서 다시 ‘원위치 보존’을 내세워 보류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번 심의가 종묘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결부해선 안 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서울시는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 심의와 종묘 세계유산영향평가는 법적 근거와 검토 목적이 다른 별개의 절차”라며 “종묘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매장문화유산 심의마저 반복적으로 보류되면서 두 사안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시는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4조 및 시행령을 근거로 원위치 보존뿐 아니라 이전보존을 통한 보존·활용 가능성을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문화유산 보존이 중요한 국가적 책무인 만큼, 그 과정에서 주민의 재산권과 도심환경 개선을 기다리는 시민의 권익 또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국가유산청이 더 이상 심의를 반복적으로 보류하지 말고, 그간의 심의·조사 경과와 문화유산 보존ㆍ시민 권익을 함께 고려해 일관된 기준에 따라 조속히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세운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은 종로구 예지동 85번지 일대 3만2222.4㎡ 부지에 연면적 46만8043.69㎡ 규모로 오피스 3개동과 오피스텔 1개동(866호) 등을 짓는 복합개발 사업이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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