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시한 넘겼지만 방송 재개 동향 없어…北, 이튿날 '대기 상태'로 표현 변경
접경지역 긴장 관리 속 요새화 공사 지속 의도 분석…군사회담에도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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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연설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10월 중 대남 확성기 전면 가동을 예고했지만, 시한이 지난 1일까지 실제 방송 재개 동향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공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추가로 고조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움직임은 현재까지 포착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날 "현재 우리 군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가동 상황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지난달 21일 담화에서 "10월 중으로 대한국 심리전 확성기들이 전 국경선에서 가동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월선에 대응한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문제 삼으며 대남 확성기 가동 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튿날인 22일 담화에서는 "대한국 확성기들이 수일 내 대기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표현을 바꿨다. 실제 방송을 재개하는 대신 언제든 가동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도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을 들었다는 주민 신고가 나왔지만 군과 정보당국은 실제 방송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국가정보원은 해당 신고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고, 군 역시 전방부대에서 북한의 확성기 방송을 청취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예고한 시한을 넘기면서도 실제 방송을 재개하지 않은 배경에는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관리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현재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철책과 방벽 설치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월선과 우리 군의 경고사격이 반복되면서 우발적 충돌 우려가 제기돼 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한국 측을 압박하고 경고하기 위한 수단으로 꺼내 들었다고 분석했다.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이 요새화 공사를 방해하자 이를 중단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이 실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경우 한국도 대응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어 북한 역시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부담스러워할 것으로 봤다. 현재로서는 공사 지연을 막고 접경지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지난달 23일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에도 공식적인 호응을 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군사분계선 상호 확인과 군통신선 복원,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확성기 방송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북한이 재개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북한이 대남 압박 수단을 유지하면서 접경지역 상황에 따라 가동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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