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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가유산의 가장 큰 적은 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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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11-05 11:13:48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 국가유산청을 향해 “국가유산의 가장 큰 적이 국가유산청”이라고 5일 밝혔다. 법적 근거가 부실한 과도한 규제와 반복되는 심의 지연으로 22년째 멈춰선 도심 정비 사업의 빗장을 즉각 풀라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세운4구역은 낡은 도심을 새로 짓고 종묘에서 남산까지 녹지축을 여는 사업으로 2004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22년째 첫 삽도 뜨지 못했다”며 “지금은 국가유산청이 그 앞에 빗장을 걸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국가유산청의 규제 양상에 대해 “세운4구역은 세계유산지구 밖에 위치해 있다”면서 “국가유산청은 종묘 경관을 해친다는 억지 주장을 앞세워 법적 의무도 없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요하고, 인가 취소까지 요구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공사 전 필수 절차인 매장유산 심의가 8·9·10월 석 달 연속 보류된 점을 거론하며 국가유산청의 ‘고무줄 잣대’를 지적했다. 오 시장은 “처음에는 사업계획 변경 확정 후 다시 보겠다고 하더니, 다음에는 현지조사가 필요하다고 했고, 현지조사를 마치자 유적을 제자리에 그대로 둬야 한다는 ‘원위치 보존 원칙’을 들고 나왔다”며 “이는 2024년 첫 심의 당시 일부 이전보존을 결정했던 것과 배치된다. 공을 차 넣을 때마다 골대를 옮기는 심판에게 휘슬을 맡길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국가유산청의 최근 입장 발표를 근거로 규제의 법적 정당성 결여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유산청은 올해 1월 ‘1분기 내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국내법에 의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법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고, 지난 4일에는 향후 관리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며 “이는 지금까지 법적 근거도, 기준도 없이 주민들을 묶어왔다는 자백이자, 사안이 터진 뒤 규정을 만들어 주민을 몰아세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심의는 심의가 아니라 ‘행정의 탈을 쓴 몽니’인 만큼, 당장 멈추고 합당한 근거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심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기화된 사업 지연에 따른 주민 피해와 법적 리스크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주민들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 소요로 국가를 상대로 25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며 “오는 18일 예정된 다섯 번째 심의마저 보류된다면 그 결정은 곧 국가의 책임을 묻는 소송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화유산 보존 논리가 주민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부작용을 ‘유네스코사이드(UNESCOcide·유네스코와 제노사이드의 합성어)’에 빗대어 경고 수위를 높였다. 오 시장은 “근거 없는 행정 갑질과 몽니가 계속되면 유네스코사이드에 대한 반감이 쓰나미처럼 우리 사회를 덮칠 것”이라며 “국가유산청은 사업 하나를 막아 승리했다고 여길지 모르나, 그 대가로 문화유산을 향한 시민의 애정을 갉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 시장은 “서울시는 세계유산을 지키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이라며 “유산 보호의 탈을 쓰고 주민의 삶을 무기한 묶어두는 일만큼은 더는 지켜보지 않겠다”고 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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