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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스마트·디지털화 선도…품질·생산성·안전 多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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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01 09:14:30   폰트크기 변경      
[포커스]건설로봇의 진화

기술개발 어디까지 왔나


삼성물산ㆍ빌딩포인트 ‘SDR’

앵커 홀 천공작업 자동 수행

고소작업대 안전사고 방지


삼성ㆍ대명지이씨 건설 앵커로봇

인력투입 대비 시공성 향상 확인

스마트컨텍 ‘PHC파일 로봇’

반포3주구 재건축 시범 적용

해외서도 시공로봇 개발 속도



지난 24일 폐막한 ‘2023 스마트건설 엑스포’에 등장한 삼성물산·현대건설 공동 개발 운반 로봇(좌)과 스마트드릴링로봇(우). / 김민수기자kms@


[대한경제=김민수 기자]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봇 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등장해 호평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개발한 스팟은 로보틱스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정 회장은 당시 “휴대폰처럼 스팟을 데리고 다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도 했다.

그로부터 약 2년 가까이 흐른 시간 동안 산업 내 로봇의 활용도는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에서도 그 쓰임새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이미 현장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앵커ㆍ드릴링ㆍ미장 등 세부공종에 적합한 로봇까지 등장하고 있다. 인력의 고령화에 따른 숙련공 부족, 효율적 업무관리, 안전사고 예방 등의 현장 수요가 농업보다 뒤처진 건설업의 디지털화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건설현장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는 무인시공 로봇의 등장이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물산과 빌딩포인트가 공동 개발한 ‘스마트드릴링로봇(SDR)’이다. SDR은 전동운반체(몸체)에 탑재된 협동 로봇이 천장 및 벽면 기계설비 고정에 필요한 앵커 홀 천공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통상 고소작업대 위에 근로자가 올라가 작업하면서 시공오차 및 분진 발생뿐 아니라 드릴이 부러져 눈에 튀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SDR이 사람 대신 위험 작업을 하면서 안전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로봇은 2021년부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에 적용되고 있으며, 지난해 싱가포르 T3 13 지하철 공사 현장에도 쓰였다.

삼성물산은 대명지이씨와 협업해 건설용 앵커 로봇도 개발했다. 사람이 고소작업차에 올라타 앵커를 시공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작업 위치와 영역을 확인 후 기구부를 올리고, 현장 도면에 따라 시공 위치를 자동으로 추출한다. 반복작업으로 인한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고소작업 최소화로 추락 및 낙하 사고를 근절하는 장점을 지닌다. 이 로봇은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장안 라보니타 현장에 지난 9월 적용해 인력 시공 대비 안전성, 품질 향상, 생산성 개선을 눈으로 확인했다.

파일 로봇도 등장했다. 김영석 인하대 교수가 이끄는 건설자동화 전문가 그룹 스마트컨텍은 PHC파일 원커팅 두부정리 자동화 로봇을 개발, 최근 삼성물산 반포3주구 재건축 현장에서 시범 적용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족 직립보행 로봇 ‘아틀라스(Atlas)’가 작업자에게 공구를 전달하러 가고 있다. 사진: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해외에서도 다양한 시공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더스티 로보틱스(Dusty Robotics)가 개발한 레이아웃 인쇄 로봇 ‘필드 프린터(Field Printer)’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기둥ㆍ옹벽 등의 시공위치를 건물 바닥에 먹줄(검은줄)로 표시한다. 일종의 먹매김 작업 로봇인데, 설계 도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정확성에 생산성까지 몇 배로 높였다.

‘원조 로봇’ 격인 로봇 개도 진화했다. 스팟의 경우 이전보다 가벼운 무게(33㎏)로 초당 1.5m를 민첩하고 정교하게 움직인다. 건축, 교량, 터널 등 다양한 건설현장에서 정보수집 및 순찰 기능이 더 수월해진 것이다. 스위스 애니보틱스(ANYbotics)가 개발한 ‘애니몰X’는 폭발 위험구역(존 제로)에서도 활동이 가능한 방폭 기능을 자랑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족 직립보행이 가능한 ‘아틀라스(Atlas)’를 건설현장에서 시험 중에 있다. 아직 바닥에 놓여 있는 목재나 물건을 집어 위층 작업자에게 건네주는 수준이고, 종종 넘어지기도 하지만 로봇과 인간의 협업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건설사 간의 협업도 주목된다. 국내 1ㆍ2위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라이다와 카메라, 고출력 모터 등을 달아 자율주행하며 자재를 운반하는 운반 로봇을 개발했다. 양사는 나아가 일본 건설사인 다케나카공무점까지 협업의 폭을 넓혀 운반 로봇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건설사 로봇기술 개발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환경의 변화로 건설현장에 건설 자동화ㆍ로보틱스 기술 개발 및 도입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면서, “아직 건설업에서 사람을 배제할 순 없기 때문에 작업자와의 협업을 중점적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민수 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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