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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경제권] 수도권 일극 경제 분산,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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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01 14:29:19   폰트크기 변경      
한강의 기적 이끈 메가 서울…출산율 저하 배경

[대한경제=권해석 기자]도시의 발전은 정해진 경로였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는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고, 농촌의 인구가 도시로 몰려들었다.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현상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전세계적 현상이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수도 서울과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어느덧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으로 살게 되면서 서울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메가시티가 됐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업 735만2787개 가운데 52.9%인 389만1428개 기업이 수도권에 있다. 2022년 서울대 신입생의 수도권 출신 비율은 무려 64.6%에 달한다. 많은 일자리와 높은 교육 기회는 지금도 수도권으로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서울을 중심으로 출산율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9명. 전국 평균(0.72명)보다 0.13명이나 낮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다. 서울이 우리나라 전체 출산율을 갉아먹는 셈이다.

2022년 기준으로 서울은 ㎢ 당 1만5551명이 살고 있다. 전국 평균(㎢ 당 514명)보다 30배 이상 많은 압도적인 인구밀도다.

높은 인구밀도는 주거비 급증과 일자리 확보 경쟁 심화를 불러왔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직장인이 15.2년간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했다. 전국 평균(6.3년)보다 2배 이상 길다. 서울 실업률은 3.4%로, 전국 평균(2.9%)보다 월등히 높다.

자신의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 되면서 후손을 낳는다는 본능조차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결과물이던 서울은 이제는 대한민국을 죽이는 암덩어리도 변하기 직전이다.

출산율이 내려가면 우리나라는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경제성장은 노동과 자본, 기술발전 등 총요소생산성에 좌우된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감소 속도는 자본축적이나 생산성 개선 효과를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수도권 일극에서 벗어나 수도권과 경쟁이 가능한 다극 경제권으로의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수도권에 버금갈 정도의 공간을 1일 생활권으로 묶는 메가시티 구상이 한가지 대안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지방에 서울과 맞먹는 메가시티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행정구역만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광역교통망 구축 등을 통해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게 하는 등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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