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하면서 대출한도가 줄어든 가운데 DSR을 회피할 수 있는 '분양권 거래'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스트레스 DSR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DSR에 대해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더하는 제도다. 금리 상승기 변동금리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해 대출한도를 낮추는 것이다.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 자체가 예전보다 줄어들어 내집 마련이 쉽지 않아졌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따라서 DSR을 적용받지 않는 집단대출, 즉 중도금대출 등이 적용되는 분양권 거래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는 4006건으로 지난해 12월보다 16.4%(563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입주권 거래가 4000건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4160건 이후로 처음이다. 지난 1월부터 거래된 서울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는 50건 안팎이다. 입주권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울 개포동의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였다. 무려 7건이나 거래됐고, 그 중 조합원 입주권인 132㎡는 49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공사비 증가로 인한 분양가 상승 기조가 계속되는 점도 분양권 거래 증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DSR 적용받지 않는 중도금대출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분양사업장과 시공사들도 이같은 중도금대출 혜택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물론 이자 후불제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사의 이같은 중도금대출 혜택만 믿지 말고 분양 계약률과 시공사의 재무 상황까지 꼼꼼히 살펴보라는 조언이다.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단지는 은행 등이 중도금대출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시공사의 재무상황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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