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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에 ‘희로애락’ 담은 대한경제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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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07 10:53:39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 마라톤 체험기

10km 구간 마라톤 시작 직전 본지 기자가 몸을 풀고 있는 모습.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했다. 4년 만에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남녀노소 달리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6일 대한경제 마라톤은 10㎞ 짧은 코스에 ‘희로애락’ 인생을 담았다.

“5, 4, 3, 2, 1.” 카운트 다운 끝에 우렁찬 함성소리와 함께 10㎞ 참가자들이 일제히 뛰어나갔다. 발을 딛자 가슴이 뛰었다.

월드컵경기장 주변은 서북권 교통요지다. 평소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대한경제 마라톤을 위해 이날 대로는 온전히 마라토너들을 위해 길을 내줬다. 탁 트인 도로를 달리는 건 대한경제 마라톤에서 즐길 수 있는 특권이다.

도로를 달리는데 뒤에서 치고 나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추월하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길을 비켜줬다. 마라톤은 철저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욕심을 부렸다가는 후반부에 페이스를 잃고 완주에 실패할 수 있다. 인생도 그렇다. 사회생활에서도 앞서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길을 내어주자. 종착점은 모두 같다.’

3.5㎞ 지점에서 첫 번째 고비가 왔다. 마포자원회수시설을 향하는 도로는 어림잡아도 15도 이상의 오르막길이다. 300m 지점까지 펼쳐진 극한의 오르막길에 뛰기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줄곧 ㎞당 5분대를 유지했던 페이스를 6분대로 늦추되 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아서 오르막길 반환점을 돌고 내리막길을 보상받았다.

대한경제 마라톤은 10㎞ 짧은 구간에 가파른 오르막길을 네 차례나 극복해야 한다. 완주 후 만난 30대 여성 마라토너도 “예상 밖 오르막길이 많아 놀랐고 힘들었다”고 했다.

자원회수시설을 지나 노을공원 방향으로 달리자 비로소 흐드러진 벚꽃길을 만났다. 벚꽃을 만끽하면서 뛰면서도 힘들지 않았다. 몸은 달리고 있지만, 마음은 쉬는 느낌을 받았다.

“속도가 좀 더 올라갔어. 속도를 낮추자.” 혼자만의 운동으로 알려진 마라톤은 사실 함께하는 운동이다. 여기저기서 부부, 친구, 연인이 서로가 서로의 페이스메이커를 해줬다. 바늘이 허벅지에 찔리는 듯한 고통이지만, 함께하면 극복할 수 있다.

‘54분’. 10km 1위 기록과 비교하면 23분이나 늦었다. 평범한 기록이다. 하지만 만족했다. 마라톤은 모두가 1등인 스포츠기 때문이다. 10㎞, 하프코스, 풀코스까지… 목표구간을 쉼 없이 달리며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는 운동이다. 대한경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모두 목표한 바를 성취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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