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사진 : 연합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상고를 결심했다. (이유는) 재산분할과 관련해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고, (재판부가) SK의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서 이뤄졌다고 본 데 있다.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재판 현안 관련 설명회에서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혼 항소심 판결 나흘 만인 지난 3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입장을 전달한 데 이어 17일  재판 현안 관련 설명회 자리에 직접 나와 또다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우선 개인적인 일로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또  판결과 관계없이 그룹 경영과 국가 경제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상고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최 회장은 “여러가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첫 번째는 재산 분할과 관련해 객곽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 그 오류는 주식의 분할 대상이 되는지 또한 얼마나 돼야 하는 지에 속하는 치명적 오류라고 들었다”고 했다.

최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은 이날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은 재판부가 판단한 주당 ‘100원’이 아닌 ‘1000원’이라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재산정하면 당초 재판부가 12.5배로 계산한 선대회장의 기여분이 125배로 10배 늘고, 355배로 계산한 최 회장의 기여분이 35.5배로 10분의1배 감소한다. 이대로라면 약 1조3800억원의 재산 분할 금액이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이어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SK의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서 이뤄졌다는 데 있다. 제6공화국의 후광으로 (성장했다는 판결로) SK의 역사가 전부 부정당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따라서 저뿐 아니라 SK 구성원의 명예와 긍지가 훼손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상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번 판결이 단순히 총수 개인의 사생활 이슈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SK그룹 전반에 대한 위기감으로 확산된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CEO 등 경영진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SK 고유의 경영 철학인 ‘SKMS’ 실천과 확산 방안을 중점 논의한다. SKMS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9년 처음 정립한 SK그룹의 경영 체계다. SK그룹은 사업 리밸런싱 작업에 속도 및 방향성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경영전략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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