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오진주 기자] 롯데쇼핑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쓰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사업들에 대한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가는 롯데쇼핑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흥국증권은 롯데쇼핑의 목표가를 기존 11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내렸다. 앞서 KB증권도 11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햐향 조정했다. 롯데쇼핑의 주가는 지난 5일 6만1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경쟁력이 약하고, 신규 투자하는 사업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판단되서다. 이커머스 사업부인 롯데온은 올해 1분기 매출 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지만 적자폭은 200억원에서 224억원으로 커졌다. 롯데온은 2020년 출범 이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고 있다.
적자가 1000억원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롯데온은 재무통인 박익진 대표를 수장에 앉혔다.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살림살이를 쥐어 짜는 전략으로는 개발자 중심으로 운영하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와 경쟁이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근속 3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 인력이 중요한 이커머스는 사무실과 직원 복지 혜택을 개발자에게 맞출 정도로 기술 투자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롯데가 온라인 유통 강자로 올라서기 위해 조 단위의 투자를 결정한 오카도(Odado)와 파트너십도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2026년에야 완공되는데다 오카도가 영국 현지에서 적자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오카도는 지난해 세전 영업손실 4억1800만파운드(7474억2600만원)로 전년(4억7100만파운드) 대비 다소 줄었지만 2021년(1억7690만파운드)보다 대폭 늘었다. 현지에서 본업 경쟁력을 잃고 있는 기업의 사업 모델을 뒤늦게 한국에 적용하는 셈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오카도는 무인물류혁신기업으로 명성을 얻었는데 지금은 그 이후에 혁신적인 모델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도 이커머스 성장률이 작년부터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며 “롯데가 부산에 건립하는 CFC(고객 풀필먼트센터)가 얼마나 부울경 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되느냐에 따라 수도권으로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사진=롯데면세점 홈페이지 |
면세업도 수익성 확보가 시급하다. 코로나19 종식 후 관광 패턴이 개별관광으로 바뀌면서 업계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롯데백화점은 시내 면세점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오히려 매장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됐다. 더 이상 관광객들은 면세점이 아닌 올리브영이나 다이소를 찾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명동에 ‘엘디에프 하우스(LDF HOUSE)’를 열었던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체제의 일환으로 잠실 월드타워점 매장을 축소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롯데면세점 노조는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노조는 회사가 김포공항 낙찰에 수백억원을 써내는 등 사업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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