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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롯데 ‘리셋’…성장동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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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9 05:00:27   폰트크기 변경      
[롯데 리빌딩]① 신사업 속도 필요한 신동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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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미래 산업군으로 재정비 중인 롯데그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바이오ㆍ첨단 화학소재 사업은 신규 설비 투자가 필요한 만큼 기존 사업군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뒷걸음질치고 있어서다. 사업 개편 과정에서 부침이 나타나는 현상은 다른 그룹도 마찬가지였지만, 투자업계에서는 진행 속도와 수준을 미루어 볼 때 실제 적극적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짙다.

18일 롯데지주가 발간한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그룹 전체 매출은 78조6676억원으로 2022년(84조8136억원) 대비 7.24% 감소했다. 2022년에는 2021년(72조5554억원) 대비 16.89%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롯데그룹의 사업구조가 매출 발목을 잡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화학군, 유통군의 비중을 줄이고 바이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군으로 사업 구조를 바꿀 것을 천명하고 수년간 변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속도가 나지 않아서다. 여전히 화학과 유통 비중이 큰 탓에 두 사업군의 실적이 전체 그룹 명운을 좌우하는 구조다. 지난해 화학군 매출은 24조186억원으로 전년(28조6594억원) 대비 16.19% 감소했다. 전체 그룹 매출 감소분(6조1460억원) 중 75%(4조6408억원)을 차지한다.

유통군 매출도 21조6606억원에서 21조1124억원으로 2.5% 줄었다. 마트와 슈퍼 부문을 통합했지만, 매출을 크게 키우는데는 역부족이었고 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 부산본점 등 일부 점포를 제외한 지방 점포에서는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전국 백화점(70개) 중 매출 하위 30여 곳은 롯데다.

기존 주력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신규 사업인 바이오가 클 때까지는 최소 5∼6년이 더 필요하다. 바이오가 포함된 인프라군 매출은 18조4579억원에서 19조779억원으로 늘었는데 롯데건설 비중이 절대적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2286억원을 내는데 그쳤다. 미국과 국내에서 생산이 본격화하는 2030년 목표치(1조5000억원)을 달성하더라도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의 2%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한국신용평가는 “그룹 사업 개편 행보가 실제 적극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일각의 의구심이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에도 화학ㆍ유통군 실적이 답보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ㆍ옛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이 제시할 메시지에 이목이 쏠린다. 신 회장은 2022년부터 상ㆍ하반기 VCM에서 ‘변화’를 주문했지만,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외에 성공 사례는 등장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은 어떤 환경에서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라고 주문하는데, 주요 사업부에서는 실적에 대해 대내외 환경부터 언급한다”며 “기존 사업을 둘러싼 환경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고, 후발주자인 신사업이 그룹 수익성에 언제쯤 기여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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