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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세로 수익 악화…일부 그룹사 지원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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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9 05:00:32   폰트크기 변경      
[롯데 리빌딩]③ 롯데 흔드는 ‘케미컬 리스크’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회사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롯데케미칼 제공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화학군 매출이 롯데그룹 전체를 흔드는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기초소재에서 첨단소재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재조정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첨단소재 성과가 미미한 상황에서 기존 사업의 부진이 더 커 매출이 감소하고 그룹 전체 매출은 물론 신용도 전망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3개년간 롯데그룹 전체 매출액과 구성 비율을 보면 화학군 실적이 곧 그룹 성과를 좌우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2022년 롯데그룹 전체 매출은 84조8131억원으로 전년(72조5554억원) 대비 16.9% 뛰었다. 롯데케미칼 중심으로 화학군이 선전한 영향이었다. 같은 기간 화학군 매출은 1년만에 18% 늘었다.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6%에서 33.8%로 1.2%포인트 늘었다. 반대로 지난해에는 화학군 매출이 24조186억원으로 16.2% 줄자 그룹 매출도 78조원대로 뚝 떨어졌다.

문제는 화학군 실적이 그룹을 쥐고 흔드는데도 여전히 30% 수준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중국 석유화학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에틸렌 등 기초소재를 쏟아내면서 롯데케미칼을 포함해 원가 부담이 큰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구조적인 어려움에 처했다. 중국이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변화에 따라 수급이 개선되더라도 수익창출력 대비 채무부담이 높아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짙다.

당장 롯데케미칼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부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롯데케미칼 영업손실은 481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원유를 가공하고 정제하는 업스트림 위주여서 중국발 과잉생산과 가격 폭락이 계속 발목을 잡으면서다. 일각에서는 3분기에도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시가총액도 증발했다. 지난해 7월 18일 6조4505억원이던 롯데케미칼 시가총액은 17일(종가기준) 4조6189원으로 28.4% 줄었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화학 시가총액은 3조7259억원에서 4조5333억원으로 21.7% 늘었다. 지난 11일에는 장중 금호석유화학이 롯데케미칼 시가총액을 앞지르기도 했다.

본업이 부진한데다 롯데건설 등 그룹사 지원 부담까지 떠안고 있어 신용등급 전망도 업계에서 유독 부정적이다.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 3사가 동일하게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석유화학 기업은 롯데케미칼이 유일하다. 다른 석유화학사와 달리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과 롯데지주 사이 연결고리이자 그룹 내 비중이 커 전체 신용도에 영향을 끼친다. 롯데케미칼 신용도가 떨어지면 롯데지주 신용도에도 영향을 끼치고, 지주의 지원을 받는 그룹 내 타 계열사까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롯데캐피탈(AA-), 롯데오토리스(AA-), 롯데물산(AA-), 롯데렌탈(AA-) 신용등급 전망 일제히‘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롯데그룹은 화학군의 포트폴리오를 동박과 수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 부침이라고 진단하지만, 실적에 반영되려면 2030년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도 최근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재 70%를 차지하는 기초화학 비중을 30%까지 낮추는 목표 시점을 2030년으로 제시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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