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국내 사업 신호탄 쏘아올린 롯데바이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7-19 05:00:29   폰트크기 변경      
[롯데 리빌딩]② 사업재편 속도 내야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사진 맨 왼쪽)이 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롯데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시삽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대한경제=문수아ㆍ오진주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대 신사업으로 △바이오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2차전지를 꼽고 그룹 개조에 나섰지만, 2차전지 소재인 동박 제조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스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사업은 신 회장 장남이자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할 무대인데, 후발주자인데다 공장 신축 외에 뚜렷한 투자 기조도 감지되지 않는다.

바이오업계에서는 롯데가 너무 늦게 시장에 진출한데다, 신 전무가 바이오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울 시간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재계에서 바이오 성공신화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만 봐도 투자와 영업 등 전방위적으로 속도와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2010년 바이오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2011년 송도 1공장이 착공했다. 이후 2년 단위로 2공장, 3공장을 착공하면서 생산 능력을 키우고,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사업 진출 후 초기 10년간 생산 시설 확충과 연구 개발에 6조원(53억 달러)를 투자한 성과다.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하면서 2014년 916억원이던 매출은 6년만인 2020년 1조1604억원으로 1조원을 넘었고, 올해는 4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롯데는 신성장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받을 때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를 들면서 장치 산업 특성상 시간이 소요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바이오 사업은 이제 막 시작해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삼성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할 당시부터 성과를 내기 전까지 외부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업계는 다르게 본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한 것은 롯데가 삼성과 닮았지만, 투자 규모와 속도가 삼성에 견주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기업을 인수해 성과 창출까지 시간을 단축하게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단기 매출 성과도 나온다. 2022년 미국 MBS 생산공장을 인수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2285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업생산 3년차인 2016년에 낸 매출(2905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투자가 생산 설비에만 집중돼 있는 점도 문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구개발 실적을 공시하기 시작한 2016년 2771억원(삼성바이오에피스 기준)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당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이 364%에 달했다. 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8억8300만원을 집행했다고 공시했다. 매출(2285억6000만원)의 0.38%에 해당한다. 다른 후발주자인 LG화학의 생명과학사업부만해도 2018년 1238억원을 투입했던 연구개발비를 작년에는 3배 가량 많은 3750억원으로 확대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바이오는 공장을 짓고 모두 가동하기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4~5년까지 봐야 한다”며 “후발주자인 롯데바이로직스가 얼마나 진득하게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은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 설립 등에서 어떻게 활약할지 관심이 쏠린다. 신 전무는 국내 계열사 중 처음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상법에 따라 이사회에서 의견을 밝히는 것은 물론 경영손실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등의무도 생겨‘3세=바이오’를 공식화한 셈이다. 다만, 신 전무가 투자 시장 내 경험은 많지만 바이오 산업은 처음이라 주기적으로 사업보고를 받는 동시에 바이오 관련 지식을 익히는 중이라 회사 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계 관계자는 “3세에 신성장 발굴과 육성을 맡기는 것은 보편적이지만, 그룹 안팎의 평가와 이목이 쏠리기도 해 그만큼 자기만의 성과를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수아ㆍ오진주 기자 mo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프로필 이미지
생활경제부
문수아 기자
moon@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