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MR 모형도./ 사진:i-SMR기술개발사업단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대형원전 설계의 원천기술 분쟁이 미래 원전 기술로 평가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주력 모델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가 가압경수로형 원자로를 토대로 개발되고 있다고 해도, 대형원전과 차별화되는 독자 기술력이 대거 도입되고 있어 기술 사용권을 요구할 명분이 더욱 약하기 때문이다.
9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 따르면 아직 기술개발 단계인 SMR은 2030년경이면 전 세계 설비용량이 121GW로 늘어나고, 2050년엔 243GW 규모로 2배 이상의 성장이 예측된다. 10년 뒤 SMR 시장 규모만 600조원으로 추산된다.
SMR은 대형원전의 크기와 발전량을 줄인 축소 버전이지만, 원자로에 들어가는 핵연료가 다르고 주요 기기 펌프, 전기 발생기 등 도입되는 기술 자체에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이 개발 중인 i-SMR만 해도 유사시 전기 없이도 안전장치가 작동하는 피동형 안전계통과 원자로의 출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무붕산운전 기술 등이 적용된다. 이 밖에 내장형 제어봉 구동장치 등 대형원전 대비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기술이 대거 투입되고 있다. 대형원전 설계의 원천기술을 주장하는 웨스팅하우스도 i-SMR에 대한 특허권을 주장하긴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윤종일 카이스트 교수는 “한국은 OPR1000, APR+, APR1400 등을 거쳐 독자적인 기술 체계를 구축해 왔다. SMR 시대로 넘어가면 웨스팅하우스가 주장할 수 있는 기술 권리는 더욱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만약 웨스팅하우스가 SMR까지 원천기술을 운운하면 ‘날강도’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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