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이 삭감된 지방비를 살리려 오는 6일부터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 사진 : 공보관실 제공 |
2026년 개최를 계획으로 추진됐었던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올해 연말 열릴 빛 축제가 세종시의회 제동으로 중단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최민호 세종시장이 사업 완수를 위해 오는 6일부터 단식을 예고하고 나섰다. 현직 광역자치단체장이 삭감된 국비 확보를 위해서가 아닌 지방의회서 삭감된 지방비를 확보하기 위해 단식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 시장은 "정원도시 박람회의 정상 추진을 위해 허용되는 시한이 부족하다"며 "오는 11일 예산안 통과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3회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간곡히 호소한다"라고 했다. 예산삭감으로 시간이 지체됐었던 만큼, 오는 11일이 사업 추진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최 시장은 4일 대시민 호소문 통해 사업 추진에 대한 자신의 각오를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들어 국내외 사정으로 지역경제도 매우 어려워졌더.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띨려면 우선 사람이 있어야 한다"라며 "이 도시에 사람을 끌어당길 콘텐츠가 있어야 했기에, 정원관광을 미래세대가 풍요롭게 먹고 살 수 있는 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을 제안해 온 것"이라고 했다.
행정수도 세종을 떠올릴 때 푸른 녹지와 자연이 깃든 정원도시, 최첨단 스마트 기술이 녹아든 미래도시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 전체 면적에서 녹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52%에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계획했고, 박람회가 성공하면 세종시는 세계적인 정원관광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 시장은 "박람회 개최를 위해 필요한 지방비(시비)는 3년간 153억원"이라며 "이는 매년 2조 원이 넘는 우리시 연간 예산으로 볼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중앙정부도 이 같은 가능성을 믿고 정원도시박람회를 국제행사로 승인했고, 국비를 지원키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시의회 역시 이미 1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승인해줬기 때문에 박람회 기초 작업을 지원한 상황이었지만, 돌연 입장을 바꿔 후속 조치에 써야할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중단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세종 빛 축제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시장은 "작년 12월 처음 열렸던 빛 축제로 말미암아 그나마 얼어붙었던 겨울 상권에 불씨를 살리고,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함해 이응다리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금강 수변의 야경을 선사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시민들께서 지적해 주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박람회 성공 가능성을 하루에 1%씩 높인다는 각오로 남은 기간 더욱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최 시장은 "시의회가 이 마지막 시한 내 예산안을 처리해줄 것을 바라면서 11일까지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6일 오후부터 단식을 하며 진정 어린 마지막 호소를 하겠다"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맺은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저의 충정임을 부디 헤아려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세종=김기완 기자 bbkim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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