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 외관 전경 /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올해 국내 목조건축 시장의 역사가 바뀌었다. 연말 준공을 앞둔 대전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는 국내 목조건축의 최고 높이 기록을 기존 19.1m(5층ㆍ경북 영주 한그린목조관)에서 27.6m(7층)로 경신했다. 2020년 국토교통부가 목조건축물 5층 높이 제한 규정을 푼 이후 최초 추진된 이 사업은 국내 목조건축 기술을 집대성한 프로젝트로 꼽힌다. 법 개정 이후 상용화되는 최초의 목조 고층건물로서, 고층 목조건축 시대의 첫 발판인 셈이다.
산림청은 〈대한경제〉에 준공을 앞둔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를 우선 공개했다. 총사업비 650억원을 투입한 이 사업은 지난 2019년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해 2021년 시공에 들어갔다. 투입된 공사비만 약 400억원에 달한다.
발주자인 산림복지진흥원은 “목조의 특수성 및 고유성만 강조하기보다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목조건축의 보편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며, “전원주택 방식의 목조건축이 아니라, 도심지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시공방식인 점을 홍보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는 지상 목구조(78%)와 지하 철근콘크리트 구조(22%)가 어우러진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지하에 철근콘크리트를 적용해 하부구조를 튼튼히 한 후, 지상의 목구조가 고층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땅값이 비싼 도심지에서도 목조건축이 충분히 시장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한 대목이다.
이 때문에 외관 설계 단계에서도 대형 목조건축의 도심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도시건축적인 파사드와 재료의 추상화를 통한 새로운 도시 목조건축의 디자인을 제시한 것이다.
반면,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중목구조 건축물 고유의 매력이 강조된다.
김영관 신화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상무는 “목구조 건축 중 대부분 기둥만 노출된 경우가 많은데 이 프로젝트는 목구조가 가진 고유한 분위기를 살리고자 기둥과 보를 전부 노출했다”며, “다만, 2시간 내화기준을 맞춰야 하다 보니 기둥과 보가 두꺼워진 점과 교육동 건물에서는 화재 안전을 위해 석고보드를 덧대다 보니 장선보가 가려진 점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구조프레임에 적용된 외벽기둥과 장선보에 적용된 집성목 구조재의 크기는 두께 80㎝·길이 360㎝에 달한다. 층고가 높고 지지대가 없는 강당 건물에서는 집성목 구조재의 거대함을 실감할 수 있어 목조건축의 대형화 시대를 예감케 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최고층 건물의 하중을 견뎌야 하는 집성목 구조재를 지하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연결할 때 적용한 특수 맞춤형 집합 철물이다.
김영관 상무는 “직전까지 최고층 목조건축이었던 한그린목조관에서는 이탈리아산 집합철물을 적용했지만 이번에는 국내 건축구조기술사의 치밀한 계산을 통해 맞춤형 철물을 고안해 제작했다”며, “외국의 목조건축 공법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국산 목재의 특수성에 맞춰 자체 공법을 개발해 적용한 국내 최초의 프로젝트라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준현 해송종합건설 현장소장은 “아파트 현장만 맡다가 처음으로 고층 목조건축 현장을 맡으며 생소한 부분이 많았지만 배운 점도 많다”며, “과연 목구조로 7층까지 올릴 수 있느냐란 의구심을 깨끗하게 씻어낸 프로젝트였다. 자재 공급 여력만 갖춘다면, 앞으로 시장에서 충분히 확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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