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cm에 달하는 두께의 국산 집성목 구조체 / 사진: 안윤수기자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국내 목조건축의 신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는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기술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 국산 목자재 공급의 안정성, 목구조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시공 발주 방식이 대표적이다.
우선, 2시간 내화성능을 맞추기 위해 기둥과 보가 지나치게 비대해져야 한다는 점은 목조건축 대형화의 발목을 잡는다.
건물에 적용된 집성목 구조재의 기둥 크기는 두께 50㎝∼80cm 사이다. 층수와 기둥 두께가 비례하는 구조여서 만약 이 상태로 13층까지 건물을 올리면 실내 곳곳에 놓인 기둥 1개의 면적만 최소 1.5㎡를 넘어선다. 2시간 내화성능을 맞추려다 보니 발생하는 사태다.
대형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수입산 공학목재가 아닌 공급 안정성이 낮은 국산 집성목으로 내화성능을 맞추려다 보니 공간 활용성을 높여야 하는 건축의 기본을 놓쳤다”라며, “국산 공학목재의 가격을 낮추고, 내화기준도 국산 목재 수급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하지 않으면 목조건축 대형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내화와 바닥의 설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부득이 보 위에 장선을 설치하고 석고보드를 붙이며 목조건축의 가장 큰 장점인 구조적 아름다움이 가려졌다. 목조건축에서 기대하는 천장의 개방감을 사실상 느낄 수 없을뿐더러 값비싼 목구조체를 값싼 석고보드가 가리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시공 발주 방식에서도 고민할 대목을 남겼다.
공사는 건축, 전기, 통신, 소방으로 분리되었는데, 건축공사는 가설ㆍ토목ㆍ기계설비ㆍ수장공사만 맡았고 핵심인 목구조 공사는 분리발주됐다. 목구조 공사가 16개월에 걸쳐 모두 마무리된 후, 건축공사 업체가 투입되어 마감만 맡은 셈이다.
그러다 보니 설계 오류로 인한 배관 및 전선 간섭도를 전혀 잡지 못해 시공 중단 및 변경이 반복됐다. 심지어 공사 중 값비싼 목구조체를 강제로 뚫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전기ㆍ통신ㆍ소방이 모두 분리되다 보니 전체의 흐름을 놓친 결과다.
이 과정을 모두 지켜봤던 김영관 신화엔지니어링 상무는 “목조건축 선진화를 위해서는 통합발주가 기본이며, 목구조체를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BIM(건설정보모델링)을 활용해 간섭도를 최소화화해야 한다”라며, “특히 목구조 공사와 건축시공이 별도로 움직이는 것은 불합리하다. 구조공사가 끝나면 바로 마감이 진행됨으로써 구조 변형에 따른 재시공을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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