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양수 주기기 구매공고, 첫 국내입찰 진행
외국 기업과 기술제휴, 韓 기업 응찰 방식
2030년 무주양수 현대화사업, 국산 주기기 공급 기대
영동양수발전소 조감도./ 사진:DL이앤씨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2011년 예천양수 준공 이후 13년 만에 추진되는 영동양수 건설사업은 양수사업 최초로 국내입찰로 진행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공고한 영동양수 주기기 구매입찰을 통해 이달 13일까지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지금까지 양수발전소의 주기기 입찰공고는 모두 국제입찰로 이뤄져 대부분 외국 기업이 수주했지만, 영동양수의 경우 기술 국산화에 초점을 두고 국내입찰 진행이 결정됐다.
국내 기업 중 중대형 양수발전 주기기 원천기술을 갖춘 곳은 아직 없다. 이에 입찰 참가자는 200㎿ 이상 양수 주기기를 설계, 제조, 공급해 2년 이상 운전한 외국업체와 기술제휴를 맺어야 한다.
2005년 예천양수 발전사업에서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이 프랑스 알스톰과 함께 주기기를 납품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원천설계기술에 대한 공유 없이 단순 제조만 참여했다. 이번 영동양수 사업은 국내입찰로서, 국내 기업이 주관사 역할을 하는 만큼 주기기 설계기술 내재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기술 국산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제안서를 제출하는 주체는 한국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입찰을 검토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 비에이치아이 등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을 수주하면 각사가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연구개발(R&D)과 연계해 주기기 국산화 과정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경에는 무주양수 현대화사업도 예정돼 있다. 현대화사업의 핵심은 주기기 교체다. 영동양수 사업을 통해 기술개발 속도를 높이면 6년 뒤에는 순수 국내기술로 주기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진행한 기술개발 및 외국 협력사와의 제휴를 바탕으로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라며, “세부적인 기술제휴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주기기 공급 실적이 쌓이면 기술 국산화에도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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