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인허가 오남용 방지, 주민 보상 확대
발전제약 완화…전기요금 인상 요인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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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슬애 기자 |
[나주= 대한경제 신보훈 기자] 전력망 적기 건설을 위해 추진되던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전력망특별법)’이 2023년 10월 첫 발의된 이후 28개월 만에 국회 법안소위 문턱을 넘었다. 이후 전체회의와 법사위 등을 거쳐 최종 통과되면 건설 지연으로 몸살을 앓던 전력망 구축기간은 평균 4년 이상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주민 민원과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문제로 표본공정 대비 10년 넘게 표류하던 비정상적인 사업 지연도 앞으로는 최소화될 거로 보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는 전날 특허소위원회를 열고 전력망특별법을 위원회 대안으로 의결했다. 전국적인 송전망 포화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이번 국회에서만 12개나 발의된 법안의 절충 과정을 거쳐 여야 합의를 도출한 결과다.
전력망 구축의 핵심인 송전선로 건설은 표준공정(345㎸ 기준) 기간을 9년으로 잡는다. 주민설명회와 예비경과지 선정 등 입지 선정 과정에 2년이 걸리고, 환경영향평가 및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등 인허가에 3년, 시공사 선정 및 건설기간을 4년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주민 민원과 인허가 등에 가로막혀 평균 13년 이상 소요돼왔다. 심한 경우 사업기간이 20년 넘게 걸리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발목을 잡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345㎸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다. 국내 송전망 사업 중 최장기 지연 사례인 이 프로젝트는 2003년 시작해 2012년 6월 준공계획이었으나, 작년 11월에서야 준공됐다. 주민 반대로 입지 확보에만 10년 이상 걸렸고, 당진시의 소극행정과 작업장 공사중지 명령 등 갈등을 겪으며 150개월이나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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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슬애 기자 |
전력망특별법이 제정되면 이 같은 문제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선하지 및 철탑부지 토지소유자에 대한 보상이 확대된다. 현행법에서 한계가 있었던 토지소유자에 대한 보상을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주변 지역 주민에게도 특별지원을 가능하게 한 근거가 마련된다. 이는 주민 수용성 문제를 대폭 개선할 수 있는 배경이다. 정부도 전력망 건설에 예산이나 기금 등을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전력의 재원 부족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전선로 경과 지자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해 사업시행자의 협상력도 높였다. 전력망 건설을 위한 각종 인허가는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산업부 실시계획 승인으로 대부분 의제 처리된다. 인허가에 대한 분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만, 개발제한구역 내 송전철탑 설치를 위한 토지형질 변경 건축행위허가나 도로굴착허가 등은 지자체가 권한을 갖고 있다. 전력망특별법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원을 확대하면 지자체 협조를 원활히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한전은 이를 통해 전력망 건설기간을 약 30% 단축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실에서 13년씩 걸리는 송전선로 공기를 표준공정인 9년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전력망 적기 건설로 해안가 인근 원전, 화력발전소 등 발전단가가 저렴한 시설의 발전제약을 최소화하고,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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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전/ 그래픽: 한슬애 기자 |
전력망특별법은 첫 단계인 법안소위를 통과한 상태다. 상임위 전체회의, 법사위, 본회의 등 법 제정까지 넘어야 할 산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여야가 전력망 포화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만큼, 일련의 과정을 무난하게 통과해 연내에는 법안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제 막 법안소위를 거친 단계라 차분히 기다릴 필요가 있다. 법사위까지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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