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평균 수요량 2억3299만㎥인데
허가ㆍ신고 공급량 1억2676만㎥
나머지는 무허가ㆍ저가거래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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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상 - 힘없이 주저앉은 건축물
중 - 알면서 쓰는 저품질 골재
하 - 신규 채취를 許하라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레미콘용 저품질 골재(모래ㆍ자갈)가 건축물의 불신 시대를 만들고 있다. 천연 골재 고갈에서 비롯된 저품질 골재는 콘크리트(레미콘) 강도 저하를 야기하며, 이는 붕괴 사고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저품질 골재마저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 연 1회에 그치는 품질검사, 업계에 만연한 리베이트 관행 등 제도의 허점은 건축물의 불신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제7차 골재수급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2019∼2023년 5개년 연평균 골재 수요량(추정치)은 2억3299만㎥다.
이 가운데 기초지자체의 허가ㆍ신고를 통해 집계한 공급량은 1억2676만㎥(54.4%)로 절반을 겨우 넘었다. 선별ㆍ파쇄골재(6797만㎥ㆍ29.2%)가 가장 많았고 산림골재(4833만㎥ㆍ20.8%), 바다골재(634만㎥ㆍ2.7%), 육상골재(355만㎥ㆍ1.5%), 하천골재(58만㎥ㆍ0.2%) 순이었다.
나머지 45.6%인 1억623만㎥는 미허가ㆍ미신고 및 기타 골재로, 대부분 저품질 골재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저품질골재 공급에 따른 결과는 참담했다. 2022년 1월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는 콘크리트 강도를 저하시키는 토분이 다량으로 섞인 골재가 확인됐고, 2023년 4월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서도 미인증 순환골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품질 골재가 유통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가격적인 측면이 강하다. 품질 인증을 받은 정상 골재가 1㎥당 1만4000원선인 반면 무허가 저품질골재는 8000원 이하로 거래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저렴하다 보니 수요자 입장에서는 유혹을 떨쳐내기 어렵다. 저품질 골재인 줄 알면서도 사용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검은돈이 오가기도 한다.
일부 지역 레미콘사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시공사에 물량 배분식으로 저품질 골재가 들어간 레미콘을 공급한다. 공사기간을 맞춰야 하는 시공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골재 채취에서 레미콘 납품까지 총체적 관리 부실의 개연성이 큰 셈이다.
이와 관련, 김인 한국골재산업연구원장은 “예고 후 시행하는 품질검사에서마저 저품질 골재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는 눈앞에 이익을 국민의 생명과 바꾸는 것”이라며, “이력관리제 등 저품질 골재를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전략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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