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골재 年 3% 미만 수준으로 ‘뚝’
산림도 감소세… 규제ㆍ민원 등 여파
선별ㆍ파쇄, 허가ㆍ신고 골재의 절반
정기검사 불합격 품목비율 56% 차지
저품질ㆍ미신고 골재, 부실공사 초래
양질의 원석 찾기 애로사항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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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대한경제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 2022년 1월 광주 화정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옥상층과 연계된 바닥이 주저앉으면서 밑으로 16개층 이상의 외벽이 흘러내리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듬해 4월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상판(슬래브)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건 모두 사고조사위원회는 콘크리트 강도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양질의 골재가 사라지고 있다. 바다와 하천 등 양질의 골재는 실종됐고, 기존 산림골재마저 환경보호 등의 문제로 양질의 원석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질의 골재 빈자리는 어느새 저품질 골재가 메우기 시작했고, 주요 건축물은 콘크리트 강도 부실로 애초 계획한 생애주기가 짧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골재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하천변 모래 퇴적층과 전ㆍ답에서 채취하는 육상골재 공급 비중은 전체 2∼4% 수준이다. 고품질 골재원으로 꼽힌 하천골재는 경남 함안1ㆍ의령2 등 3곳에서 연간 50만㎥ 규모를 채취 중이다.
바다골재 역시 과거 옹진ㆍ태안군, 서ㆍ남해 EEZ 4개 권역에서 골재 수요의 15%를 공급해왔지만, 2017년 이후 어민단체 반대 및 해양수산부 등의 채취 억제 정책으로 현재는 연간 3% 미만 수준으로 낮아졌다. 2019년 시행한 바다골재 채취 규제를 강화한 ‘해양공간계획법’ 이후에는 채취율이 전체에서 0.9%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산림(석산)골재 역시 감소세다. 풍부한 부존량과 고품질의 골재로서 전체 골재 수요의 40% 이상을 공급해왔지만, 규제 및 민원 등의 여파로 신규 허가가 제한되면서 공급량은 줄고 있다.
반면 선별ㆍ파쇄 골재는 최근 10년 사이 급속한 증가세를 보인다. 허가ㆍ신고 골재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인천지역 바닷모래 채취 중단 및 산림골재 신규 인허가 부족 여파로 선별ㆍ파쇄 공급 비중이 80%에 달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골재수급계획에 따르면 선별ㆍ파쇄골재의 2019년 공급 실적은 허가ㆍ신고공급실적량 1억2900만㎥ 중 절반이 넘는 6521만㎥를 차지했다. 2020년은 1억2715만㎥ 중 6771만㎥, 2021년은 1억3095만㎥ 중 6736만㎥, 2022년은 1억2188만㎥ 중 6983만㎥, 2023년은 1억2433만㎥ 중 6973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양질의 골재로 분류되는 산림골재는 5638만㎥, 4750만㎥, 5077만㎥, 4000만㎥, 4700만㎥ 등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대량 공급된 선별ㆍ파쇄골재가 낳은 결과다. 한국골재산업연구소가 진행한 2023년 골재 정기검사에 불합격한 골재품종 50개 중 28개(56%)가 선별ㆍ파쇄골재로 나타났다.
선별ㆍ파쇄골재는 부수기 전 암석에 흙 등 토분이 섞인 게 많아 천연골재와 비교해 품질 유지가 어렵다는 게 레미콘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충분히 세척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강도가 약해지지만, 상당수 업체들은 골재를 세척한 오염수와 슬러지 처리 부담을 고려해 토분이 묻은 그대로 납품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또 있다. 골재 허가ㆍ신고물량 이외의 기타 골재원 및 지자체 실적 누락분이다. 같은 기간 골재 수요량은 2억3299만㎥, 허가ㆍ신고공급량은 1억2676만㎥로 54.4%를 차지했는데, 신고되지 않은 골재는 무려 46%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저품질ㆍ미신고 골재가 부실공사를 초래한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저품질ㆍ미신고 골재 종류는 순환골재, 부산물 골재, 불법 유통 골재 등이 꼽힌다.
최민수 씨앤이기술사사무소 소장은 “시공사가 좋은 품질의 골재와 레미콘을 원하더라도 양질의 골재가 사라진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바다골재의 벌킹(용적팽창) 현상과 산림골재 공극률을 감안해도 30% 이상이 저품질골재로 볼 수 있고, 건축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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