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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 건설의 경제학] ① 양수발전 프로젝트, 지방 소멸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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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8 06:20:29   폰트크기 변경      
대규모 양수 사업, 올해부터 본격화

건설 기간 중 연간 1000개 이상 일자리 창출

조 단위 생산유발효과…해당 지역, 인구 감소 반전 기회


지역 건설업계에 호재…숙박ㆍ식당ㆍ소매 등 서비스업 활성화

준공 이후엔 산악 지형 활용해 관광지 조성


사진: 한수원 / 그래픽: 은설희 기자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양수발전이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력소로 부상하고 있다. 친환경 전원인 데다, 대규모 토목공사에 따른 일자리 창출 및 생산유발효과는 물론 준공 후 관광상품 활용 등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역할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올 초  실착공에 들어간 영동양수(설비용량 500㎿) 발전소는 향후 7년간 영동지역 전체 산업군에 대한 생산유발효과가 1조6270억55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의 건설ㆍ자재ㆍ장비업은 물론, 대규모 인력의 장기체류에 따른 숙박ㆍ식당ㆍ소매 등 서비스업까지 활성화를 추산한 수치다.

양수발전 건설사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영동양수의 경우 착공 후 연평균 1666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준공까지 총 8165명의 신규 고용유발효과가 예상된다. 2월 기준 영동군의 인구는 4만3353명인데, 전체 인구의 18.8%에 달하는 신규 일자리가 생기는 셈이다.


영동군은 2015년만 해도 5만693명이 거주했지만, 10년 사이 7000여 명이 지역을 떠났다. 좀처럼 신규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탓에 인구가 유입될 여지가 없었지만,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이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다.

준공 이후에도 경제적 효과는 계속된다. 양수발전소는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렸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방류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같은 발전 방식 때문에 주로 산악 지형에 건설되는데,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관광 자원화가 가능하다.

이춘술 한수원 양수건설처장은 “양수발전소는 건설사업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크고, 준공 이후 관광 자원화까지 완료되면 유동 인구 유입에 따른 생산 및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지금은 지역 주민들이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실제 공사가 본격화되면 일상에서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거다. 지자체들의 양수 사업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료:한수원 / 그래픽: 은설희 기자


영동ㆍ홍천ㆍ포천양수 건설비만 약 1조원 투입

총 건설비 중 70% 지역 내 소비


프로젝트당 1조∼2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양수발전소 건설은 전력생태계 안정화뿐만 아니라 지역에 일자리 창출 및 엄청난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온다. 대규모 토건사업을 동반하는 발전플랜트 특성상 시공사는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꾸려지지만, 지역 중소 건설사 또한 직간접적으로 사업에 참여해 수년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 올해부터 공사를 본격화한 영동양수 외에도 8건의 양수발전 사업이 전국 각지에서 추진되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고루 분산될 예정이다.

한수원이 올해 추진하는 영동(500㎿)ㆍ홍천(600㎿)ㆍ포천(700㎿)양수 사업에는 토지보상비, 발전소 공사비 등 프로젝트당 총건설비만 약 1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70%에 달하는 7000억원이 해당 지역에서 소비돼 생산, 고용, 소득,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초 착공에 들어간 영동양수는 이미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한수원은 현장사무소를 신축해 작년 말 입주했고, 하부댐 건설에 따른 침수 예정 도로의 대체 통로 건설공사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지난달에는 공사에 필요한 레미콘과 벌크 시멘트 구매를 위한 공고를 내고 업체를 선정했다.

영동군은 양수발전소 건설을 지역 발전의 새로운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한수원이 납부한 지역상생발전기금 등을 통해 조성되는 영동관광안내정보센터는 향후 지역 관광의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영동군 관계자는 “이제 막 착공해 기본적인 공사만 진행되고 있음에도 100여명의 한수원 현장 직원들이 지역 음식점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숙박업소도 가득 들어찼다”며,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되면 인구 유입과 함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사업이 본격화되는 홍천ㆍ포천양수도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토건공사 발주가 임박한 홍천양수의 경우 착공 후 7년간 약 1조2572억8900만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예상됐다. 또한, 연평균 1068명의 신규 고용효과가 발생해 약 385억원의 소득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발주 예정인 포천양수의 생산유발효과는 약 1조689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일자리는 연간 1140개, 7년간 총 7982개가 창출될 것으로 나타났다.

양수발전은 지역 건설업계에도 호재다. 한수원은 홍천양수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3개사로 고정하고, 강원 지역 건설사가 참여하면 종합심사낙찰제 심사에서 가산점 0.8점 부여한다. 이는 지역 건설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기술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한수원은 토건공사 계약특수조건에 하도급 시 홍천군 건설업체 우선 참여, 건설자재 및 소모성 가설자재의 현지 조달 가능 품목 우선 활용 등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준공 이후엔 관광지로 활용되기도 한다. 1995년 준공한 무주양수발전소는 홍보관, 머루와인동굴, 전망대 등이 조성돼 지역의 관광거점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적상산 중턱 450m에 자리한 머루와인동굴은 작업터널로 사용됐는데, 2008년부터 와인 시음 및 체험장으로 단장해 연간 2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한수원 간 협업이 이루어지는 추세다. 지자체는 유치 단계에서 관광상품 개발을 계획하고, 한수원은 접근성 향상을 위해 관광도로 등을 설계 지원하는 식이다.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지역 경제가 워낙 힘들기도 하지만, (양수발전은) 준공 후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는 특성 덕분에 지자체에서 유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양수발전은 에너지저장장치이자 친환경 발전원으로서 전국 각지에 많이 건설될수록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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