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건설임대 8.5만호 첫삽 못떠
매입ㆍ전세형 올 목표 미달 가능성
각종 구조적 요인이 발목 잡는 상황
사업 원활해도 LH 적자 가중 한계
건설형 공급 시 채당 적자 1억원↑
임대차시장 공공 2ㆍ민간 8 비율
LH 의존보단 민간 공급 촉진해야
다주택자 세 부담 완화 등이 해법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 양주회천지구 A7블록에서 781가구 규모의 국민임대주택 건설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사업은 2019년 승인 이후 완공 시한이 6년 연기되는 등 표류하다 지난해 최종 무산됐다. 택지조성 공사 장기화, 토지 보상 문제와 같은 요인이 겹친 결과였다.
이재명 정부가 주택공급의 핵심 전략으로 LH 공공임대 물량 확대를 시사했으나, 업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구계획 변동, 토지 보상 난항, 공사비 급등, 적정 매물 부족과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LH가 공급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공임대 일변도보다는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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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대한경제 |
◆ 건설형 임대, 수도권서 6.9만호 미착공… 매입ㆍ전세형도 올해 목표 ‘빨간불’
12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7월까지 LH의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은 사업 승인 후 미착공 물량이 8만5494가구에 달한다. 주택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의 미착공 물량만 골라내면 6만9233가구였다.
수도권에서 착공이 이뤄지지 않은 건설형 임대주택을 세부 유형별로 보면 △통합임대 4만7223호(55%) △뉴:홈 선택형 1만4905호(17%) △행복주택 6529호(8%) 순으로 많았다. 이외 영구임대 476호와 국민임대 100호도 있었으며, 수도권 미착공 물량 중에는 2022년과 그 이전 연도에 승인돼 장기 표류 중인 주택도 1만1065호에 이르렀다.
이같은 미착공 물량 누적은 LH가 정부 방침에 따라 ‘공급 속도전’을 펼친 부작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구계획이 미확정된 채 주택 설계가 추진되면서 토지보상 절차나 택지조성공사, 문화재 조사 및 발굴 등 여러 작업이 맞물려 착공이 늦춰진다는 것이다. LH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사업주체가 어디든 간에 착공일정 단축은 어려운 과제”라고 했다.
건설형 외 매입형과 전세형의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두 유형에 대한 올해 LH의 주택공급은 지난달 말까지 신축매입임대 5만50호 중 1만7290호(35%), 구축매입임대 3250호 중 941호(29%), 전세임대주택 3만5725호 중 1만8056호(51%) 달성에 그쳤다. LH의 매입 임대를 알선해온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의 임차 적합성, 하자 가능성 등이 고려되다 보니 마지막 시점에 (매입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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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민간임대 촉진해야… 다주택자 중과세 완화 등 고려”
건설ㆍ매입ㆍ전세형 임대주택 공급은 원활히 추진되더라도 LH 재정에 짐을 안기는 근본적인 한계도 있다. 공급 과정에서 건설형은 채당 1억원 이상, 매입형은 8000만원 넘는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메우던 공공택지 매각도 정부가 중단 방침을 시사하면서 더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정부가 LH에 의존하기보다는 민간 부문 공급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우리나라 임대차시장은 공공이 약 20%, 민간이 약 80%를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애초 임대차시장은 공공보다 민간의 비중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세 부담으로 개인 임대사업자가 주를 이루는 민간의 신규 임대 공급이 제약되고 있다는 평가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민간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며 “다주택자의 세제를 완화해 이들의 임대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취득세 세율이 8%, 3주택 이상자는 12%가 중과되는데, 이대로라면 개인이 주택을 추가 매입해 임대시장에 물량을 공급하려는 유인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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