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하자소송 장기화에 건설사 경영 위협… 품질관리ㆍ제도개선 급해요”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08-18 06:00:46   폰트크기 변경      
[파워인터뷰] 법무법인 화인 정홍식 대표변호사

정 대표의 실태 분석과 해법


사용승인 2~3년 후 첫 소송 제기

이후 항목 바꾼 후속소송 잇따라


드론 활용 전수조사 방식으로 확산

경미한 균열까지 과도한 비용 산출


감정인 자의적 판단ㆍ부실 산정까지

홈네트워크 등 새 유형 대응도 복잡


품질관리ㆍ기록보존이 소송대응 핵심

기획소송, 초기단계 조정ㆍ중재 필요


하자소송은 분양가 상승 국민 부담

중장기적 현실 반영한 제도 정비를


공적 기관 개입이 신뢰 회복의 열쇠

입주자도 실익ㆍ비용 등 신중히 고려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최근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견ㆍ중소 건설사들은 심각한 경영 압박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자소송의 장기화와 다중화가 건설업계 전반의 경영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정홍식 법무법인 화인 대표변호사가 최근 서울 서초동 화인 회의실에서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윤수 기자 ays77@


우리나라 최고의 하자소송 전문가로 꼽히는 정홍식(68ㆍ사법연수원 16기) 법무법인 화인 대표변호사는 최근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규모가 작고 재무가 불안정한 기업일수록 하자소송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는데, 일부 건설사는 사업 중단이나 미분양 문제와 맞물려 경영위기에 직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과거에는 하자소송이 한 차례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사용승인(준공) 후 2~3년 시점에 첫 소송이 제기되고, 이후 하자 항목을 달리한 이른바 ‘후속 소송’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건설사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경영 악화를 가속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정 대표의 진단이다.

정 대표는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이미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하자소송은 법률 분쟁을 넘어 인력ㆍ시간ㆍ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압박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률적으로 충분히 다퉈볼 사안인데도 소송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나 기업 이미지 훼손 우려, 악화된 재무 상황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다수의 건설사들이 이런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동성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1997년 8월 화인을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20년 넘게 한우물만 팠다.


그 결과 국토교통부 하자심사ㆍ분쟁조정위원장을 비롯해 국토부 공동주택관리 전문가위원, 법원 건설전담부 법관연수 강사, 대한상사중재원 건설분야 중재인,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 한국토지주택공사 고문변호사 겸 계약심의위원, 경기도시공사 고문변호사를 지내는 등 전문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다음은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정홍식 법무법인 화인 대표변호사가 최근 서울 서초동 화인 회의실에서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윤수 기자 ays77@


최근 하자소송에서 주목해야 할 사안은.

균열 수량 조사방식의 변화와 법원 감정 과정에서 감정인의 자의적 판단 및 그로 인한 편차다.

균열 수량 조사와 관련해 과거에는 고배율 망원경을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드론을 활용한 전수조사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드론 촬영은 미세한 도장 균열까지 모두 잡아내 균열 수량이 과다 산출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허용균열 범위 내 경미한 균열까지도 대규모 외벽 재시공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동별ㆍ면적별 표본조사 후 비율 보정 등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다른 문제는.

감정 과정에서의 과장ㆍ중복 산출이나 부실 산정 문제도 여전하다.


예를 들어 전유세대 하자 확인의 어려움을 이용한 과장 산출이나 외벽 균열 수량 부풀림, 600여개에 달하는 신청 항목의 중복 반영 등이 있다.


특히 ‘철거 후 재시공’ 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과도한 금액이 산출될 우려가 크다. 결국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실 확인과 기술적 검증 능력을 모두 갖춘 전문적인 소송 대응이 절실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새로운 하자 유형도 등장하고 있다. △홈네트워크 등 전기ㆍ통신 설비 △제연설비ㆍ방화문 등 소방 설비 △창호 유리의 아르곤가스 부족 및 원재료 성능 미달 △계단실 철근 관련 구조 관련 하자 등이다.


과거에는 이런 하자 유형이 상대적으로 드물었지만, 기술 발전과 법규 강화, 감정 절차의 세분화에 따라 소송에 빈번히 포함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 대응책은.

무엇보다 시공단계에서의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수다. 신기술ㆍ신자재를 적용하는 경우 시공 지침과 품질 기준을 엄격히 준수하고, 성능시험 자료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계약문서ㆍ도면ㆍ시공 기록의 체계적 관리와 보존도 필수적이다. 추후 소송 대응 과정에서 하자의 원인 규명과 책임 범위 입증을 위한 핵심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법적 분쟁이 발생한 경우 감정 과정에서 하자소송 기술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가 함께 대응해 하자의 범위와 책임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전ㆍ사후 소송관리 체계와 전문적인 법률 지원이 갖춰져야 전문화ㆍ구체화된 하자소송 환경에서 건설사가 불필요한 분쟁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획소송’의 원인과 해결 방안은.

개인적으로 ‘기획소송’이라는 용어가 완전히 적절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입주자를 대상으로 하자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일부 소송대리인과 진단업체들이 입주 후 수년 안에 하자소송 설명회를 열고, 상당수 아파트 단지에서 소송이 제기되는 현실 때문에 이런 표현이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자보수에 대한 불만족, 현실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는 입법체계의 한계, 부동산이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사회 인식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각 주체의 경제적 이익과 목적 실현을 위한 움직임이 하자소송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하자보수 시스템의 전면적인 제도 개선과 공적 기관의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하다. 하자보수 절차의 투명성과 신속성을 높이고, 초기 단계에서 조정ㆍ중재를 통해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줄인다면, 설령 누군가 기획하더라도 하자소송 건수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다.

중ㆍ장기적인 하자소송 제도 개선방안은.

하자소송 관련 제도가 건설업계의 현실을 명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의 전면적인 정비를 목표로 중ㆍ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게 시급하다.


일례로 현재 표준시방서와 표준품셈은 건축자재와 시공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십수년 전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낡은 기준은 현장 상황과의 괴리를 야기해 결국 분쟁의 원인이 된다.

건축자재 제조사의 제품설명서 역시 오래된 정보나 부정확한 내용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제품설명서는 일종의 특기시방서로 분류되는데, 이를 최신 기술과 품질 기준에 맞게 개정ㆍ정비한다면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고 상당한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하자소송을 줄일 방안은 없나.

하자소송은 이미 개별 분쟁을 넘어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판결금 부담과 하자보수충당금 등 간접비용을 도급액에 반영하면서 사업수지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분양가 상승과 연결된다. 결과적으로 하자소송이 늘어날수록 기업은 물론 주택 구매자, 나아가 국민 전체가 간접적으로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무분별한 하자소송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하자소송 판결 이후 입주자가 지급받는 금액은 전유부분 판결금에서 변호사 비용 등 각종 소송비용이 공제돼 세대당 실수령액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건설사는 단순한 분쟁 대응을 넘어 고객 만족을 위한 품질 향상과 충실한 하자보수 이행에 힘써야 한다. 입주자 역시 소송의 실익과 비용 대비 효과를 신중히 따져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국 하자소송이 진정한 의미의 ‘권리 구제 수단’이 되려면, 분쟁 당사자 모두가 장기적 관점에서 이익과 손실을 이성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나아가 법원 감정 절차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소송 전 공적 기관을 통한 조정ㆍ중재 절차를 활성화해야 한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건설감정실무’ 개정을 위해 법률 전문가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건설업계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법원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업계도 합리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

결국 아파트 품질 향상과 충실한 하자보수 이행을 전제로 제도 개선이 계속해서 이뤄진다면 하자소송의 장기화와 과도한 비용 발생을 막는 동시에 건설사는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입주민은 실질적인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어 모두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최근 하자소송 판결금은 세대당 평균 400만원 내외로 선고되고 있다. 문제는 소송 전 집행되는 하자보수비와 후속 소송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건설사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축자재와 시공기술의 발전으로 아파트 품질은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는데도 건설사들은 판결금 규모가 오히려 상승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건설사 도산이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사용검사 이후 하자에 대해서는 이를 보증한 보증기관이 법적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도 일부 보증기관은 하자소송의 구조적 문제와 대응 절차에서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보증기관이 설립 목적과 법적ㆍ공적 책무에 부합하도록 적극적ㆍ선제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보증제도의 신뢰와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책무다.

이런 다양한 문제를 개별 건설사가 해결할 수는 없다. 건설 단체, 학회, 행정기관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참여해 제도 개선과 분쟁 예방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각 주체의 역량과 자원을 결집한 공동의 노력이 뒷받침될 때 건설산업 전반의 신뢰도는 더욱 공고해지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기반이 강화될 수 있다.

이승윤 기자 lees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이승윤 기자
lees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