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안재민 기자]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유료도로 무료화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시민 교통비 절감을 내세운 ‘교통복지 확대’라는 명분이 전면에 등장했지만, 이면에는 막대한 손실 보전금과 지방재정 부담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자리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유료도료 무료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선 부산시는 지난 23일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을 오는 11월부터 출퇴근 시간대 무료화하고, 2년 내 지역 내 5곳 유료도로 전체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인천광역시 역시 인천시민들에게 내년 1월 개통을 앞둔 제3연륙교의 통행료 무료화를 약속했다. 개통과 동시에 영종·청라 주민들은 무료로 통행하고, 내년 4월부터 인천시민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경남도는 다음 달 1일부터 마창대교 출퇴근 시간 통행료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32%로 확대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전 7~9시, 오후 5~7시에 마창대교를 오가는 차량은 소형차 기존 2000원에서 300원 더 낮아진 17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지역 주민들의 통행료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통행료 인하를 추진하지만 이에 따른 재정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자도로는 사업자가 통행료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인데, 지자체가 무료화를 강행할 경우 손실분은 결국 지방 재정에서 충당한다. 당장 인천 제3연륙교의 경우 인근 민자도로와의 경쟁 방지 조항 탓에 수천억원의 보전금 지급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민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자체들의 잇따른 유료도료 통행료 무료화 및 인하는 ‘교통 복지’라는 명분이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앞서 표심을 공략하는 측면이 크다”며 “그러나 무료화는 결국 시민 세금으로 메워지는 구조라는 점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웃나라 일본이 국민들에게 지난 2005년 도로 통행료를 유료화하면서 “2050년이 되면 통행료를 다시 무료화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이를 지난 2023년 파기한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은 도로 노후화에 따른 막대한 유지비를 마련할 재원이 부족해 결국 통행료 유료화를 연장했다”며 “국내도 도로 노후화 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도로 통행료 인하 또는 무료화를 고집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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