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일본 PC현장 탐방] 공장인증제가 PC제품 고도화 이끈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11-11 06:00:58   폰트크기 변경      
<하>공장서 완성되는 ‘품질’ ①

켄켄공장 작업자들이 PC부재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대한경제=김민수 기자]일본은 전쟁과 대지진 등을 겪으며 빠른 주택 공급을 위해 조립식 프리패브(Prefab) 공법을 채택했다. 실제 일본프리패브건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착공한 주택 중 프리패브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7% 수준이다. 프리패브 공법 중에서도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는 고층주택 및 빌딩, 관공서, 경기장 등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시공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의 중고층 건축에 PC 공법이 일반화된 배경에는 ‘품질’이 있었다. 일본은 1989년부터 PC 부재 제조공장을 대상으로 ‘PC 품질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963년 설립된 일본 국토교통성 산하 사단법인인 일본프리패브건축협회가 제도를 주관한다. 협회가 작성한 조사표를 기준으로 제3자 기관인 ‘베타리빙’이 심사를 진행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협회장이 인증서를 발급한다.

협회 관계자는 “중고층 PC 공법에 사용되는 PC 부재의 품질 인증은 좋은 품질의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일정 기준으로 일률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1989년부터 자발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증의 유효기간은 3년이며, 중간에 1회 협회가 실사를 통해 모니터링한다. 협회 내 워킹그룹이 매년 약 25개 공장을 점검한다. 인증은 보통강도(N등급ㆍ60㎫) 국내 인증 및 해외 인증, 초고강도 콘크리트(H등급ㆍ120㎫) 등 세 종류로 구분된다.


콘크리트 배합설계ㆍ품질관리 서류뿐 아니라 공장 품질ㆍ환경ㆍ제조ㆍ자재ㆍ부재 등 5개 항목에 대해 실사 조사를 진행한다. 현재 일본 내 인증 공장은 N등급 87개사, H등급 28개사이며, 해외에도 인증 공장 1곳이 있다.

이 인증을 받은 제품은 중고층 PC 건축 현장 대부분에서 사실상 필수 요건으로 활용된다. 정부 인센티브는 없지만, 인증을 거친 공장은 품질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강해 공공기관과 민간 발주처 모두 인증 제품 사용을 권장한다.

통역을 맡은 이진섭 한국PC기술협회 부회장(삼표피앤씨 전무)은 “레미콘은 한국표준규격(KS)이나 일본표준규격(JIS) 규격에 따라 생산하면 되지만, PC는 별도 규격이 없어 일본에서는 공장 인증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민간에서도 인증 제품을 권장하는 이유가 그 신뢰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섭 한국PC기술협회 부회장(맨 오른쪽)이 지난달 일본 현지에서 열린 일본프리패브건축협회와 PC기술협회 간 미팅에서 통역을 하고 있다. 


협회는 PC 부재에 대한 품질인증뿐 아니라 이를 제작 및 시공하는 기술자에 대한 자격제도도 운영하며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제조관리, 시공관리 기술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수료증을 발급한다.

이어 방문한 시가현 고카시 미즈구치초의 건축 PC 전문 제조업체인 켄켄(建研)공장에서는 인증제를 통한 고품질의 PC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켄켄공장은 일본프리패브건축협회의 NㆍH 등급 인증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과 JIS A5373(프리캐스트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제품Ⅱ) 인증을 획득했다.

총 5만3000㎡ 규모 부지의 공장 내외부는 청결하게 유지되고 자재와 공구가 정해진 위치에 체계적으로 배치돼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각 공정마다 명확한 품질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준수하기 위한 체크리스트와 검사 시스템을 운영하며 균일한 품질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노구치 가쓰야 켄켄공장 관리팀장은 “베타리빙이 3년마다 심사를 하고 협회가 자율적으로 한 번 검사를 진행하는데, 오히려 협회 점검이 더 까다롭다”며 “건설사들은 주요 구조 부재의 인증 여부를 기본적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인증이 없으면 사업 참여가 어렵다”고 전했다.

한국도 정부가 내년 발표할 ‘OSC(탈현장건설) 특별법’에 공장인증제를 담을 예정이라 배울 점이 많다.


임병호 한국PC기술협회 부회장(한국오션플랫폼 이사)은 “일본의 PC 제조공장은 단순히 부재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계 의도를 정확히 구현하며 현장 시공성을 최대한 고려한다”며 “이러한 생산 철학과 품질관리 시스템은 우리 PC업계가 벤치마킹해야 할 요소다. 특히 5S(정리ㆍ정돈ㆍ청소ㆍ청결ㆍ습관화) 활동을 통한 작업환경 개선과 품질 향상 노력은 즉시 적용 가능한 개선 방안”이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김민수 기자 km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프로필 이미지
건설기술부
김민수 기자
kms@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