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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내년부터 ‘클라우드 AI’가 배터리 24시간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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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3 05:00:12   폰트크기 변경      
하드웨어 안전 기술도 강화…GV90에 가스 압력 센서 등 적용 예정

전기차 안전을 책임지는 BMS 인포그래픽./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부터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주행 중인 전기차의 배터리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로 수집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화재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박동국 현대차 배터리 개발센터 파트장은 12일 한국자동차공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진행된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 대응 기술 현황’을 주제로 발표해 “내년부터 클라우드를 이용한 3세대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진단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BMS는 배터리의 전압, 전류, 온도 등을 감지하고 충전ㆍ방전을 제어하는 핵심 안전 장치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BMS 진단 기술은 총 3세대로 진화해왔다. 1세대는 전압, 전류, 온도 등 기본 데이터를 측정해 기준치를 벗어난 이상 수치를 진단하는 방식이다. 2세대는 배터리의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는 모델을 활용해 미세한 단락이나 내부 이상 징후를 감지한다.

3세대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클라우드 서버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AI와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배터리 이상을 사전에 포착하는 방식이다. 차량 한 대가 아닌 수만 대의 전기차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해 정상 패턴과 비교함으로써, 개별 차량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초기 이상 징후까지 잡아낼 수 있다.

박 파트장은 “내년부터 차량에서 클라우드로 배터리 데이터를 전송하는 단방향 시스템을 먼저 구축한다”며 “내후년에는 양방향 통신으로 전환해 클라우드에서 AI 분석 결과를 차량에 다시 보내 이상이 있는 차량을 찾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작동 방식은 이렇다. 시중에 주행 중인 전기차들의 배터리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현대차 데이터센터로 전송된다. 전압, 전류, 온도뿐 아니라 충·방전 패턴, 주행 환경 등 다양한 데이터가 빅데이터로 축적된다. AI는 이 빅데이터를 학습해 정상 차량의 패턴을 파악하고, 여기서 벗어나는 차량을 실시간으로 찾아낸다.

내년에 도입되는 단방향 시스템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집중한다. 차량에서 클라우드로 데이터가 전송되면 서버에서 AI가 이를 분석하지만, 분석 결과가 차량으로 즉시 전달되지는 않는다. 대신 현대차가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차주에게 정비소 방문을 권고하는 방식이다.

내후년부터는 양방향 통신이 가능해진다. 클라우드의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한 결과를 차량에 다시 보내, 차량 스스로 배터리 사용 패턴을 조정하거나 충전 속도를 제한하는 등 능동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박 파트장은 “클라우드에서 빅데이터를 이용해 AI 머신러닝을 통해 문제 있는 차량과 비교해서 이상 차량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차량을 중심으로 적용된다. 1세대 코나 일렉트릭 등 일부 구형 모델은 하드웨어 사양이 충분하지 않아 제외된다.


박동국 현대차 배터리 개발센터 파트장이 한국자동차공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클라우드 AI 진단과 함께 하드웨어 안전 기술도 강화된다. 현대차는 내년 GV90을 시작으로 배터리팩 내부 가스 압력 센서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배터리 셀에서 이상 반응이 일어나면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를 센서로 포착하는 구조다. 센서가 압력 변화를 감지하면 즉시 경고를 발령해 운전자가 대피하거나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열폭주 방지 기술(TRP)도 함께 적용된다. 열폭주는 배터리 셀 하나에서 시작된 과열이 옆 셀로 연쇄적으로 번지면서 화재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현대차는 이를 막기 위해 고온 가스를 밖으로 빠르게 내보내는 벤팅 밸브,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소재, 열이 옆 셀로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구조 등을 적용한다. 자체 화재시험동에서 단계별 화재 시험을 진행하며 이런 기술들의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부산=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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