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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설계용역 2200억 이상 ‘뚝’…수주 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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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2 06:00:34   폰트크기 변경      
민간침체ㆍ공공한파 이중고

대형설계사 편중…양극화 우려

CM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박차


서울시내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 사진=연합.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조달청이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요의 건축설계ㆍCM(건설사업관리)용역 발주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설계 물량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간 부문이 침체된 상황에서 공공 물량마저 급속히 메마르면서다.

11일 조달청에 따르면 올해 LH 수요 건축설계용역은 4건, 70억원 규모로 계획됐다. 지난해 총 72개 블록, 6만8515가구 규모의 설계공모 63건을 심사해 총 2212억원 규모의 설계공모 당선작을 선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견 건축사사무소 A사 사장은 “민간참여사업 확대 영향으로 단일 설계용역 발주가 줄어든 데다, 최근 2년간 설계 물량이 대거 풀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게다가 LH 경영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상당수 물량이 의사결정 단계에서 뒤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참사업 확대로 시공사와 네트워크를 확보하지 못한 건축설계사는 사업 참여 기회가 크게 줄어들 거란 분석도 나온다.

A사 사장은 “시공사들은 실적이 확실한 대형 설계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수주가 특정 회사로 쏠리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할 시간을 영업에 쓰고 있는 현실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와 접점이 없는 중대형사들이 중소 규모 용역 수주전에 대거 뛰어들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양극화도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민간 설계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대형 건축사사무소 B사 임원은 “일부 첨단 산업시설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설계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며 “도시정비사업으로 매출을 보완하고 있지만, 공공과 달리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용역비 지급이 지연되거나 미수금이 발생하는 사례가 잦아 불확실성이 크다”고 짚었다.

지난해 대규모 공모가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상당수 건축사사무소가 인력을 대거 확충한 것도 올해 들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견 건축사사무소 C사 임원은 “설계업은 인건비 비중이 큰 산업이라 물량에 비해 조직 규모가 커지면 곧 리스크지만, 개별 인력의 숙련도가 중요해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매해 발주물량이 크게 출렁이다 보니 경영 부담이 크다”며 “공공 발주만큼은 3~5년 단위 중장기 계획에 따라 보다 안정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올해 CM 용역은 66건, 1조51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4749억원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2~3년간 설계 용역 물량이 늘어나면서 CM 수요도 함께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D사 임원은 “설계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CM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설계 분야 수주영업 인력을 CM 쪽으로 분산 배치하는 등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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