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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춘투]① 노란봉투법 시행 후 첫 파업 압박…삼성까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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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15 16:39:38   폰트크기 변경      
금속노조, 현대차그룹 본사 앞 1000명 집결…“원청 회장 직접 교섭 나오라”

하청노조 14만명 교령 요구 봇물…법적 갈등ㆍ셧다운 리스크 산업계 전반 확산
삼성전자 93% 찬성으로 쟁의권 확보…창사 이래 2번째 총파업 초읽기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15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 붉은 머리띠를 두른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 1000여 명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진짜 사장 직접 나와!”, “원청 교섭 쟁취”라는 구호가 확성기를 타고 인근 빌딩 숲을 울렸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안)’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춘투(春鬪) 현장은 과거와 달랐다. 미국·이란 전쟁 발(發)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원청 기업을 향한 하청 노조의 직접 교섭 요구는 산업계 전반에 새로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이날 결의대회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계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조직적 투쟁의 서막이었다. 집결한 조합원 1000여명 중 상당수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등 그룹사 소속 하청 지회원들이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만 하청 노조원 1만6304명이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교섭 거부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정의선 회장이 원청 교섭 테이블에 나올 때까지 7월과 8월, 9월 등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는 올해를 ‘원청 교섭 쟁취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자동차ㆍ철강ㆍ조선 업종을 아우르는 공동 파업 카드로 압박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부작용에 대한 재계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법 시행 한 달 만에 전국 1011개 하청 노조 조직에서 14만6000여명이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청 노조가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근거로 단체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 현장의 혼선은 극에 달하고 있다.

경영계는 ‘사용자 범위 확대’가 불러올 법적 갈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설문조사 결과, 주요 기업의 87%가 개정법 시행이 노사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하청 노조의 과도한 요구(74.7%)’와 ‘무분별한 법적 분쟁 증가(64.4%)’가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혔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올해 춘투가 유독 위협적인 이유는 그동안 ‘무분규’ 기조였던 삼성까지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최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조합원 6만여명이 파업을 결의한 상태로, 오는 23일 평택캠퍼스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5월 말부터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도 다음 달 1일 총파업 실시를 공식화하며 삼성 그룹사 전반으로 파업 동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국가 전략 산업의 핵심 생산 라인이 멈춰 설 수 있다는 우려에 시장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전통적 강성 노조인 조선과 자동차 지부도 7~8월 ‘하투(夏鬪)’ 국면에서 화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조선업계는 4년 치 수주 잔고를 쌓아둔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납기 지연에 따른 대규모 손실과 수주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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