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유 1주택자 실수요자 간주 제도
‘똘똘한 한 채 부추긴다’ 지적에 손질
폐지 시 주거상향 이동 등 어려울 듯
전세물건 감소와 월세상승 압력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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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대한경제. |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비거주 1주택자 대상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개편이 예고되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까지 옥죄면 매물 출회와 가격 형성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중순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투기 불로소득을 수십, 수백억원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것은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다”며 장특공제 손질 의사를 밝혔다. 연초부터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의 세제 혜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던 이 대통령이 사실상 제도 개편을 못박은 셈이다.
양도세 장특공제는 1주택자가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집을 매도할 경우 양도 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 세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보유기간(40%)과 거주기간(40%)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되고 있다.
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1주택자를 실수요자로 여겨 보호하는 취지인 장특공제에 대한 개편 주장이 힘을 얻는 것은 고가주택에 대한 과도한 감세가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의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지적이 잇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특공제가 양도차익이 큰 주택에 대해 감세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A씨가 10년 전 7억원에 매입한 주택을 10년 거주 뒤 15억원에 양도한다고 가정할 경우 A씨의 양도세는 348만원에 그친다. 양도차익이 8억원이지만 거주(40%)와 보유(40%)까지 80%의 최고 공제율을 적용받은 덕택이다.
아울러 10년 전 20억원에 매수해 10년 거주 후 40억원에 매도한 B씨는 양도차익이 20억원인데 80% 장특공제를 받아 9506만원의 양도세를 내면 된다. 명목상 20억원의 양도차익이 생겼지만 실제 양도세는 1억원에 못 미치는 것이다.
다만 지금도 장특공제의 절반은 거주 요건이 차지하고 있어 단순 보유만 해서는 장특공제를 최대치로 받을 수 없다. 특히 10년 이상 보유하더라도 2년 이상 거주 사실이 없으면 조정대상지역 등의 여부와 무관하게 아예 장특공제를 받지 못해 일반 공제(연 2%, 15년, 최대 30%)로 혜택이 축소된다.
A씨의 경우 만약 10년 보유는 했지만 거주 사실이 없다면 일반 공제(2%×10년) 20%만 받아 10년 거주 대비 3배가 넘는 3133만원을 양도세로 내야 한다. 같은 조건으로 양도차익이 큰 B씨는 10년 실거주 때의 5배가 넘는 4억8063만원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현재 정부가 구상중인 장특공제 개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폐지가 이뤄질 경우 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은 늘어날 수 있지만 세금이 강화된 후에는 1주택자의 주거 상향 이동이 힘들고, 보유 주택을 임대주고 외곽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생계형 비거주자들의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장특공제 혜택이 축소되면 양도세 감면 혜택이 줄어 집을 자주 사고팔기보다는, 세 부담 때문에 거래가 동결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전월세 물건 감소로 인한 임대차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익명을 원한 한 대학교수는 “실거주 중심의 정책이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전세 물건 감소와 월세 상승 등 임대시장에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원활한 주택 신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비아파트 신축이나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공급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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