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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건설사업 ‘잔혹사’]② 부산 건설사 ‘잔혹사’…지연·손실·분쟁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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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07 06:00:19   폰트크기 변경      
연약지반·지하수 탓…부산 곳곳서 시공 리스크 현실화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부산에서 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한 건설사들의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일대 열악한 지반 여건과 지리적 특성 등에 따른 공기 지연과 공사비 증가, 안전 리스크가 잇따라 반복되고 있는 여파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 대심도 민자사업인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의 원가율은 1공구 110%, 2공구 12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가율은 전체 공사 금액에서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등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100%를 넘으면 시공사가 적자를 감수하고 공사를 수행했다는 의미다.

당초 예상 공사비는 7912억원 수준이었으나, 실제 투입된 공사비는 9200억~9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손실은 공사 단계에서 끝나지 않았다. 개통 이후 통행량이 기대치를 밑도는 데다, 땅꺼짐(싱크홀) 등 안전 문제까지 반복되며 이용 수요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 추진 중인 다른 건설사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2014년 착공한 ‘부전~마산 복선전철 건설사업’은 10년 넘도록 개통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낙동강 하저터널 구간에서 발생한 지반 붕괴와 지하수 유입 사고 이후 복구와 설계 변경이 반복되면서다.

사고 여파로 전체 사업비는 당초 1조5000억원에서 복구비 등을 포함해 2조4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시행사 측은 사고 원인이 불가항력적인 지질 리스크에 있다고 보고 정부를 상대로 9000억원 규모의 추가 공사비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 배후도로(충장대로) 지하차도 건설공사’는 당초 2023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였다. 그러나 세 차례 침수 사고와 오염토 발견 등이 이어지면서 준공 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약 3년 연장됐다. 계획 대비 공기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발생한 추가 비용을 두고 공동도급사 간 비용 분담 갈등이 소송으로 번지는 등 내부 진통도 겪고 있다.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역시 지층 불균형과 낙석 사고 등 지반 리스크로 인해 준공 시점이 당초 목표였던 2021년에서 2030년으로 9년가량 늦춰졌다. 이 과정에서 총사업비는 30차례 넘게 조정되며 5300억원 수준에서 8300억원 수준으로 약 3000억원 증가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은 첫삽을 뜨기도 전에 공기 지연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초고난도 연약지반에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수많은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 사업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 부지에 동남권 관문 역할을 할 신공항을 조성하는 것으로, 전체 사업비는 15조9000억원에 달하고 부지 조성에만 10조원 이상 투입될 전망이다.

이밖에 부산 에코델타시티 민간참여 공공분양주택 사업은 공사비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2023년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부산도시공사와 시공사 간 갈등을 이어왔고, 최근 들어 부산도시공사가 물가 상승분 일부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갈등을 봉합했다.

부산 일대 열악한 지반 여건과 지리적 특성은 건설사들의 ‘잔혹사’가 반복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약지반은 물론, 해안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 상 지하수 유입과 지반 붕괴 위험이 높고, 도심 밀집 지역 공사가 많아 설계 변경과 공기 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연약지반 등 사업 난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발주처가 관련 리스크를 시공사와 적절히 분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같은 ‘잔혹사’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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