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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홍샛별 기자] 민간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건축설계ㆍ건설사업관리(CM) 업계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민간 발주 축소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국내 주요 건축설계 및 CM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로 전환됐다.
◇위축된 민간 건설경기에…업체별 수익성 ‘양극화’
17일 <대한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건축설계 및 CM 등 관련 서비스’ 업종의 2025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작년 매출 상위 20개사의 매출액은 총 3조30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조1511억원)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업체들의 매출은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상위 20개사의 영업이익은 2024년 2147억원에서 지난해 1972억원으로 8.1% 줄어들었다.
눈에 띄는 것은 업체들의 수익성이 ‘양극화’로 치달았다는 점이다.
20개 업체 중 영업이익이 줄어든 업체는 11개사에 달한다.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두 자릿수로 매우 높고, 영업손실로 전환한 곳도 발생했다.
반면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증가폭이 큰 편이다. 20개사 중 4개 업체의 영업이익이 2배 이상 급증했으며, 3배 넘게 영업이익이 개선된 곳도 나타났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민간 건설경기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면적별 건축허가 물량은 전년 대비 10.5% 감소했고, 건축착공 물량은 12% 이상 축소됐다. 특히 주거용 건물의 착공 물량은 20%나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발주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최저가 입찰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만연해졌다”며 “적정 설계비 확보가 어려워졌는데, 이는 일부 업체의 문제가 아닌 업계 전반의 문제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민간 시장이 어렵다 보니 공공 프로젝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프로젝트가 일부 업체로 집중되면서 소외받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글로벌 1위 유지…6위→9위로 점프한 ANU
한미글로벌은 지난해에도 여전히 업계 1위를 수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이 5% 이상 늘어나며 2위와의 격차를 벌렸다. 반면 영업이익은 339억원에서 306억원으로 9.7% 감소했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일부 자회사의 수익성 저하와 함께, 원전과 북미사업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위 역시 전년과 마찬가지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자리를 지켰다. 매출액은 3701억원에서 3493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10억원에서 443억원으로 오히려 8.2% 늘었다.
삼우건축 관계자는 “건설ㆍ부동산 경기 둔화 영향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우량 프로젝트 수주와 기존 프로젝트 공정 및 건전성 관리를 통해 영업이익은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2024년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했던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에 자리를 넘기며 4위로 물러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뒷걸음질 친 영향이다. 해안건축은 매출액이 11% 늘어나며 3위로 올라섰지만, 영업이익은 42.4% 감소했다.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ㆍ정림씨엠건축사사무소)은 전년 보다 한 계단 상승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눈에 띄는 건 에이앤유(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ㆍ에이앤유씨엠건축사사무소)의 활약이다. 2024년 9위에 그쳤던 에이앤유는 지난해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매출액은 1880억원으로 39.7%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26.5% 증가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주를 이어가고, AA아키그룹건축사사무소와의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외형 성장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반면 기존 5위에서 7위로 밀려난 포스코에이앤씨건축사사무소는 지난해 모듈러 제작 및 설치사업부문을 매각하면서 매출액이 9.8% 쪼그라들었다.
건원(종합건축사사무소건원ㆍ건축사사무소건원엔지니어링)의 순위는 한 계단 하락했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오르며 호조세를 나타냈다.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 역시 매출과 수익성 모두 동반 상승했지만 순위는 한 계단 뒷걸음질쳤다.
10위권에 자리했던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는 11위로 밀렸고, 대신 선진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가 10위로 올라섰다.
토문(토문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ㆍ토문건축사사무소)과 나우동인(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ㆍ나우씨엠건축사사무소)은 전년과 동일한 13ㆍ14위를 기록했고, 선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는 18위에서 15위로 크게 뛰었다.
반면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15위에서 16위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138억원 영업손실로 전환해 눈길을 끈다. 행림건축 관계자는 “신사옥 이전과 신사업 추진에 따른 비용이 반영된 일시적 영향이 크다”며 “예정된 계약 일부가 지연됐지만, 이는 향후 실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가에이씨엠건축사사무소ㆍ이가종합건축사사무소(876억원) △아이티엠건축사사무소(743억원)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740억원) △한국종합건축사사무소(723억원) 등이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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